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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봉스님 "코로나 시대 미래 고민 3040 자발적 출가 늘어"

등록 2021-08-20 15:02:27   최종수정 2021-08-20 17: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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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서봉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8,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가 급변하니까 자기반성이나 삶을 반추하는 과정에서 출가에 대해 생각하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사람이 늘고 있다고 봐야 해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들을 위해 일하려는 의식을 가지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서봉스님은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시대 달라지는 불교 출가자 추세에 대해서 이같이 전했다.

서봉스님은 요즘 출가자 추세와 경향에 대해 "특히 30대와 40대가 많다"는 점을 짚었다. "사회 경험을 많이 하고 대졸 이상의 학력에 직장 생활을 했다가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출가에 확신을 가지는 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가자들이 단지 산사에만 머무는 시대가 끝났다"며 "과거와 달리, 여러 사회 분야에서 스님들의 역할이 진작되고 있다. 청소년 사회 복지, 문화예술 영역에서 스님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스님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출가자의 삶도 살면서 자기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이 늘고 있다"고도 했다.

조계종 교육원에 따르면 2020년 출가수계자 총 인원 131명 중 10~20대는 45명(34.4%), 30~40대는 58명(44.3%), 50~60대는 28명(21.4%)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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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서봉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8,22. [email protected]
서봉스님은 자발적인 출가인 '발심출가(發心出家)'를 하는 30대와 40대 출가자가 불교적 의미에 더 부합한다고 봤다. 

"과거 1950년대와 1960년대에 10대와 20대에 출가한 사람들은 6·25 전쟁 후 집안이 가난해서 출가한 경우가 많았다"며 "요즘 출가자들은 경제적인 이유 외에도 자발적으로 출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30대와 40대에 자발적으로 출가한 사람들의 이유는 불교적으로 말하는 전생과의 인연으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은 29살에 출가하셨다. 사회적 성취와 경험을 바탕으로 출가하셨다"며 "10대와 20대 출가한 사람들은 세속에 대한 동경심이 커서 환속률이 높다. 그러나 지금은 충분한 사회 경험이 있고 학업을 성취하고 직장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이 출가하고 있다. 이는 부처님의 삶과 비교해서 봤을 때도 바람직한 출가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가 출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서봉스님은 코로나 이후 출가자의 증가를 예상했다. "사실은 지금은 출가하고 싶어도 코로나 때문에 다들 출가를 꺼리고 위축되어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 아마 출가가 상당히 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증가한 스트레스와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갈등을 꼽았다. 서봉스님은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꼼짝도 못 하고 있다"며 "코로나가 끝나면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느낀 개인적 스트레스나 여러 관계에서 느끼게 된 갈등 때문에 자기 성찰하는 시간이 있어서 출가자가 늘지 않겠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의 시간은 상당히 어려운 시간이고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은 발고여락([拔苦與樂)이다. 고통에서 벗어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진행되고 난 다음에는 참된 즐거움의 본질을 추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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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교육부장 서봉스님 (사진=대한불교조계종 제공) 2021.08,22. [email protected]
코로나 이후 수행자로의 삶을 살기 위해 출가를 결심했다면 전국 어디든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을 찾아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기본적인 점검, 출가사유 등 충분한 상담을 한 후 출가하고자 하는 사찰을 정하면 된다.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은 전화, 자체 공식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 카카오톡 등을 통해 출가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출가 나이는 만 13세부터 만 65세까지다. 수행자가 되기를 결심한 뒤 수계를 받고 입교하는 나이가 만 13~18세 미만인 경우 소년출가자라고 한다. 만 19~30세 이하는 청년출가자, 만 31~50세 이하는 일반출가자, 만 51~65세 이하는 은퇴출가자로 구분된다. 소년 출가자들은 중·고등학교를 다녀야하기 때문에 행자 생활을 면제받는다.

출가수행자 자격은 미혼이어야 한다. 단, 결혼해서 이혼한 경우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출가자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행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찰에서 대중과 어울려 수행과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신심이 건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출가사찰이 정해지면 해당 사찰에서 정식스님이 되기 전 단계인 행자 생활을 6개월 넘게 하게 된다. 행자는 처음 출가한 자가 조계종단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에서부터 사미·사미니계를 받기 이전 단계의 출가자를 말한다.

행자 생활은 한명의 수행자로 탄생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되는 과정으로 수행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인 위의와 습의를 익히는 과정이다. 또한 행자는 부처님 법의 상속자면서 한국불교의 전통계승과 조계종의 승단을 이끌어갈 예비수행자가 된다.

예비수행자인 행자생활을 마치고, 사미·사미니계를 받은 후에는 기본교육기관에서 4년을 공부한다. 기본교육기관에는 사찰승가대학, 기본선원, 동국대학교, 중앙승가대학교 등이 있다. 기본교육을 마치면 구족계를 받게 되며, 이로써 조계종단의 정식 스님이 된다.

서봉스님은 출가자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지구촌이란 더 큰 영역에서 세계인으로서 활동하고, 개인 안락만을 추구하지 않고 이웃과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일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이후 자기완성과 자기성찰을 위한 길로 가고자하는 사람이 늘어날 거예요. 그런 점에서 불교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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