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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김희옥 총재 "차출 논란, 안타까워…농구협회와 역지사지"

등록 2021-10-07 09:37:51   최종수정 2021-10-07 0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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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취임 제10대 KBL 총재 "사심없이 헌신하고 떠날 것"

검사 출신 법무부차관·대학총장 등 지내…"NBA 커미셔너 스턴·실버도 법조인 출신"

"국제경쟁력 강화·아시아쿼터 필리핀 확대 추진·공정한 운영·유망주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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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희옥 KBL프로농구연맹 총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서점에 나가서 신간을 찾아서 읽는데 7월 이후에는 어제 다녀온 게 두 번째입니다. 업무를 파악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바쁘게 보냈습니다."

김희옥(73) 제10대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3개월을 보냈다.

리그 살림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업무 파악과 많은 일정을 소화하며 'KBL 익히기'에 집중했다. 한국가스공사 창단, 컵대회, 신인선수 드래프트, 미디어데이 등을 마치고, 오는 9일 첫 번째 2021~2022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 총재는 6일 강남구 KBL센터에서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현황을 점검하고, 역대 집행부의 주요 정책을 파악하면서 KBL과 구단 등 모든 관계자들이 그동안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과제도 많다. 다이내믹한 리그를 위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고~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김 총재는 검사 출신이다. 동부지검장을 거쳐 법무부 차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고, 동국대 총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학계와 정관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농구와 접점을 찾긴 어려운 프로필이다.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그런 지적을 알고 있다"면서도 "왕도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드러난 문제점, 과제는 사심 없이 공심으로 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풀면 기대는 더 채워지고, 우려는 점차 걷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45년 동안 공직에 몸담고 난마처럼 뒤엉킨 갈등을 조정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농구 구성원 모두가 중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다"고 보탰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커미셔너였던 데이비드 스턴이나 현재 커미셔너인 아담 실버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리그의 윤리성, 공정성 확보를 통해 든든한 초석을 놨다"며 "KBL도 팬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선 재미있고 공정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제가 해야 할 일이 KBL의 토대를 단단히 다져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KBL은 새 총재를 맞으며 새 캐치프레이즈 '리:바운드(Re:bound) KBL'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회복-쇄신-중흥의 3단계 로드맵을 정했다.

코로나19 속에서 2021~2022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는데 집중하면서 ▲시즌 개막 이전 신인 선수 드래프트 ▲심판·경기부 개선 및 팬과의 소통 강화 ▲뉴미디어 콘텐츠 및 마케팅 파워 고도화 ▲유소년 육성체계 확립 등에 힘쓰기로 했다.

두 번째 시즌인 2022~2023시즌에는 본격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KBL컵 대회 확대 및 국제대회 격상 ▲아시아쿼터 확대 ▲외국선수 연봉 상한 조정·소프트캡 활용도 제고 ▲재정건전성 및 행정효율성 증대 ▲문화와 협업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임기 마지막인 2023~2024시즌에는 중흥을 목표로 ▲국제적 위상 증대 ▲프로-아마 공동마케팅 ▲프로농구 역사 세우기 ▲기부 및 사회공헌 활성화 ▲KBL센터 가치 증대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았다.

김 총재는 "2011~2012시즌 약 133만명을 정점으로 관중 수가 줄어 안타깝다. 그래도 최근 들어 젊은 스타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미국에서 운동하는 이현중(데이비슨대) 선수나 고등학생 여준석(용산고) 선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농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허웅(DB), 허훈(KT) 형제 등이 있다"며 "3단계 로드맵이 프로농구 중흥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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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김희옥 KBL프로농구연맹 총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1.10.06. [email protected]
국가경쟁력 강화와 '국가대표팀 우선'에 대한 소신이 뚜렷했다.

올해 1월 KBL과 대한민국농구협회는 국가대표 선수 차출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자가격리 때문에 선수 선발을 두고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협회, 코칭스태프, KBL은 엇박자를 냈고, 결국 김상식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사퇴를 선언했다.

김 총재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의 제고는 물론 프로농구의 인기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며 "협회와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다. 대표 선수 대부분이 프로 구단 소속인 만큼 훈련 및 운영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맹과 협회의 동반자 의식이 중요하다. 권혁운 농구협회장,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와 자리를 함께 하면서 동반자 의식을 공유했다"며 "역지사지하는 입장으로 서로 존중하고 갈등을 줄이고자 노력하겠다. 올림픽 본선에도 가고,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도 지금보다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현행 일본 선수만 영입할 수 있는 아시아쿼터제에 대해선 "아직 활성화 단계는 아니다. 우선 다음 시즌을 목표로 필리핀까지 확대하는 안을 추진할 생각이다. 다양한 접점을 모색 중이다"며 "농구 인기가 폭발적인 필리핀까지 확대되면 KBL 내수와 글로벌 무대에서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취임식에서 공정성, 윤리성, 투명성을 강조했던 김 총재는 스포츠의 전제는 공정함이고, 이는 신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농구 중계를 보면서 '판정이 저게 아닌데'라는 생각을 가끔 했다. 심판과 판정은 우수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고 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우수한 심판이 충원될 수 있도록 처우 개선과 체계적인 교육, 상호 경쟁을 통한 실력 향상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것이다.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판정에 대해 팬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2년째 시행하고 있는 유망주 해외 연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선발에 대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 KBL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대상자에 대해선 서류전형을 제외하기로 했다. 또 평가위원 청렴 서약 도입, 평가 비율 합리화 등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L의 장신자 발굴, 해외연수 등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은 늘 살필 것이다. 취임 이후 육성팀의 보고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프로농구 중흥의 디딤돌을 놓은 총재로 기억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부리진 않을 것이다. 사심 없이 헌신한 총재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임기는 3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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