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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가계대출 문턱 계속 높인다

등록 2021-10-18 12:00:00   최종수정 2021-10-18 13: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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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일반대출 태도지수 -32로 더 강화돼

금리상승 등으로 신용위험지수 높아져

기업대출은 영업실적 기대감에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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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5%에 근접하면서 대출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고객이 직원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2021.09.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올 3분기 은행들이 가계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등 가계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이번주 중 가계대출 추가 규제 강화 방안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금리상승 등으로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 대출은 완화로 전환될 전망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중 국내은행의 대출 태도 지수는 -12로 3분기(-15) 보다는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전망됐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플러스(+)면 그 반대다. 이는 한은이 203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은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4분기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2로 전분기(-29)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대출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15로 전분기(-35)보다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대출 태도 강화 수준은 유지될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움직임,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에 이어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개인별 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확대 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가대책을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영업실적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3으로 전분기 -9에서 플러스 전환됐다. 그만큼 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완화하겠다는 얘기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3분기 -3에서 4분기 3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 기대가 작용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소법인 및 소상공인 및 중소법인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가 연장돼 은행들의 대출태도의 완화세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대출 옥죄기에 들어가는 건 신용 위험 경계감이 한층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20으로 3분기(10)보다 높아졌다. 가계의 신용위험은 2분기 6에서 3분기 18로 12포인트나 뛰었다. 같은기간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4에서 21로 약간 낮아졌지만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여전히 많았다. 대기업은 3으로 전분기(0) 보다 소폭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약차주의 소득개선 지연우려,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약화로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큰 폭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중소기업도 코로나19 영향 지속으로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환능력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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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5%에 근접하면서 대출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는 24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09.24. [email protected]
대출 수요도 여전했다. 4분기 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12로 3분기(27) 보다는 낮아졌다. 대출수요 증가세는 이어지지만 정도는 전분기보다 약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대출 수요가 9에서 0으로, 일반대출은 26에서 -3으로 마이너스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 축소, 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에 따른 것이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이 12에서 6으로, 중소기업이 26에서 12로 전분기 대비 줄었지만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자금 수요가 보합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일반자금 수요는 대출금리 상승 우려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업의 경우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운전자금 확보와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등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16), 신용카드회사(-43), 상호금융조합(-44), 생명보험회사(-14) 등 모든 업권에서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상호금융조합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부동산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 도입 방침 등으로 대출태도 강화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신용카드회사, 상호저축은행, 생명보험회사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금리상승에 따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등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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