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 35% 주식 '밀' 공급 위기…"곡물 시장 격변"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에 밀 공급 위기 심화각국 정부 지원 패키지 마련…인도 눈 돌려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전 세계 밀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곡물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각국이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있고 수입업자들은 인도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 감소가 다른 지역의 공급 증가를 앞지르자 세계 밀 무역 전망치를 3% 이상 하향 조정했다. 세계 밀 수출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비중을 고려할 때 세계 다른 나라의 농부들이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전쟁이 여름까지 지속될 경우 식량 안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취동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에 따르면 밀은 세계 인구 35% 이상의 주식이다. FAO는 이미 세계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22% 더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업연구기관 아그리소스는 전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다음 시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이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계 정부들은 곡물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3월 밀, 귀리, 보리와 같은 농작물을 더 재배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1100만달러(약 139억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주 미국 곡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의회에 5억달러를 요청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일시적으로 농부들이 휴경지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채택했다. 번지,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와 같은 곡물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작물을 옮기기 위한 대체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카길처럼 러시아에서 영업을 계속하는 기업도 있다. 많은 수입업자들이 세계 제2의 밀 생산국인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수확량의 극히 일부만 수출해왔던 인도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수출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인도의 주요 곡물 수출업체인 구자르트 암부자 수출회사도 처음으로 터키와 인도네시아에 밀을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의 유난히 이른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인도 일부 도시에서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어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