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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에 떠는 역무원…"노숙자·취객 흉기 위협 세번이나"

등록 2022-09-20 14:19:25   최종수정 2022-09-20 14: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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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서울교통공사 내부망 메트로넷에 대책 촉구

"퇴근할 때마다 죽지 않고 퇴근함에 감사해야 하나"

"보호장구 없이 흉기난동자·소란자 제압 업무 나서"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 없다…적극적 조치 필요해"

노조도 서울시에 책임 촉구 및 예산·인력 충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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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경찰청이 지난 19일 특정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보복살인 사건 피의자인 1991년생 전주환(31.가운데)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전주환(가운데)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돼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2022.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근무지에서 자신을 스토킹하던 전 직장 동료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동료 직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내부망인 메트로넷에는 사측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서울교통공사 내부망 메트로넷에는 고인이 된 직장 동료를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는 한편, "늘 마주하는 위험"이라며 역무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글이 다수 게제돼 있다.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측에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로 역무원이 혼자 순찰을 돌거나, 보호장구 없이 직접 흉기난동자를 제압하는 업무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조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직원 A씨는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 있나요? 내 몸 하나 지킬 수단도 없이, 상대방 행동을 저지할 수 있는 공권력도 없이, 같이 나가서 도와줄 동료도 없이 민원의 최전선에 내몰린 채 경찰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게 역무원의 현실인데, 당장 내일이라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라고 적었다.

최근에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마다 배치돼 있던 1~2대의 가스총을 회수하고, 역당 2개씩 전자식 호루라기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2020년 7월 발표한 '고객서비스본부 역직원용 가스분사기 폐기계획'에 따라서다. 서울교통공사는 또 최근 폭언 발생 시 활용하라며 신분증 모형의 녹음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무원 B씨는 "가스총을 회수하고 호루라기를 지급했지만, 호루라기로는 몸을 보호할 수 있지 않다"며 "우리를 물리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직원도 "호루라기나 녹음기는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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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경찰이 서울 지하철 신당역을 찾아가 스토킹 피해자인 전 직장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전주환(31)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2022.09.19.(사진=경찰청 제공)[email protected]

이번 살인 사건을 계기로 평소 불안감을 느꼈다는 직원들의 경험담과 호소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직원들이 근무 중 폭행이나 살인 등 위협에 노출될 수 있어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역무원은 내부망에 "근무하면서 목에 칼을 맞을 뻔한 적이 세 번이나 있다. 경찰은 노숙자라고, 취객이라고 그냥 보냈다. 회사는 당연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공사에서 30여년 근무했다는 C씨도 "혼자 부스에서 업무를 보고 있으면 갑자기 누가 창문을 주먹으로 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며 "이번 사건을 접하고 이제 들어온 직원들은 정말 무서운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뭔가를 바꿔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은 2인1조 순찰을 위한 인력 충원 등 사측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행 지하철 근무자 매뉴얼에 역내 순찰의 경우 2인1조 근무 규정이 없는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적었다가 협의가 필요하다며 삭제한 바 있다.

한 직원은 "역당 최소 3명 근무가 가능하도록 역무 인원 충원해야 한다. 서울시에 인력 충원 강력히 건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역 살인은 인재"라며 서울시에 예산과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하고 있다.

전주환은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화장실에서 자신과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역무원 A(28)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오후 내부위원 경찰 3명과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전주환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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