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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주환, 피해자 옛 집 5번 찾아…여차하면 죽일 의도"(종합)

등록 2022-09-21 11:15:09   최종수정 2022-09-26 0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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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 달 전부터 살해 계획 추정..."피해자 원망으로 범행 저질렀다" 진술

흉기 준비·내부망 통해 근무지 조회 등 들어 계획범죄 무게

경찰, 사이코패스 검사 불필요하다 판단..."스토킹 범죄와 상관관계 크지 않아"

"변호인 선임 안해...수사과정서 조력 받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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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인 전주환(31)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2.09.21. (공동취재사진) 2022.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소현 정진형 기자 = '서울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은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중형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에 대한 원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와 사이코패스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고 판단, 관련 검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21일 오전 전주환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뒤 열린 브리핑에서 "범행 동기가 재판 구형 때문이라고 말해 (범행 계획 시점은) 지난달 18일 구형 이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전주환은 앞서 스토킹 처벌법,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9년형을 구형받았다. 당초 지난 15일 1심 선고가 예정됐으나, 하루 전인 지난 14일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의 고소로 재판을 받게 되고 중형 9년이 피해자 때문이라는 원망이 사무쳐서 이런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수사 결과도 그렇게 보여서 보복살인을 적용해 송치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전주환이 흉기와 위생모, 장갑 등을 사전에 준비하고 1시간 넘게 화장실 앞에서 B씨를 기다리다가 따라 들어간 행동 외에도 사전에 피해자의 근무지와 근무 시간을 조회하고, 휴대전화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정보 조작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것 등을 계획 범죄 정황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또 전주환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행적 등을 봤을 때 범행 후 도주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환은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던 중 취재진이 '범행 후 도주하려고 했는지'라고 묻자 질문엔 "그건 아닙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하면 현장에서 '잡히겠다, 잡혀야지' 생각하고 범행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 장소에서 범행을 하면서 완전히 은폐하고 도망갈 생각까지 완벽하게 했을 거 같지는 않고 조금 복잡하다"면서도 "잡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도망갈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전주환이 피해자 근무지를 알아낸 방법에 대해선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 들어가서 조회했다"며 "피의자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조회가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주환이 피해자가 예전에 살았던 구산역 인근 거주지를 찾아간 것은 범행 전인 지난 5일과 13일 각 1회, 범행 당일인 14일 2회 등 총 5번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주환이) 찾아갈 당시에도 구체적인 결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 얘기가 그때그때 다르다"며 "만나서 빌어야겠다거나, 합의하거나, 여차하면 죽여야겠다는 등 복합적인 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범행 당일 피해자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여성 뒤를 쫓은 데 대해선 "일단 만나는 게 목적이었고 만나서 바로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굳히고 간 건 아니다"라며 "여차하면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직위해제 조치를 받은 이후의 생활에 대해선 "직위해제 조치를 받더라도 서울교통공사 직원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취업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퇴직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주환도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전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수사에 유의미한 자료가 발견된 바 없다고 전했다. 압수한 태블릿PC 1점과 외장하드 1점에 대해선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전날 전주환에 대한 면담을 실시한 결과 이른바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로 불리는 PCL-R 검사를 실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PCLR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하지 않았다"며 "사이코패스와 스토킹 범죄는 양립하기 힘든 문제로 관계성 범죄인 스토킹범죄를 사이코패스가 범했다고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주환은 수사 과정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인 선임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자의 고소가 두차례에 걸쳐 이뤄진 가운데 2차 고소 당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데 대해선 "검토했지만 2차 고소 내용에 추가된 부분은 합의 요구 문자 전송이 대부분이었다"며 "2차 고소 당시 피의자 조사 이후로는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직접 찾아간 적이 한번도 없었다. 직접적, 물리적 위험성 높지 않다고 판단했었다"고 해명했다.

전주환은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화장실에서 자신과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역무원 A(28)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전주환은 A씨가 근무하던 신당역에서 위생모를 쓰고 약 1시간10분 동안 대기하다가, A씨가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흉기에 찔린 A씨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비명을 들은 시민들도 신고했다고 한다. 역사 직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 시민 1명이 현장에서 가해자를 진압해 경찰에 넘겼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30분께 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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