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결산①]'카타르의 감동' 한국축구, 4년 후 도전은 계속된다
조별리그 1차전 우루과이전서 인상적 경기력2차전 가나에 일격…그래도 조규성 앞세워 추격3차전 포르투갈전서 예상 못한 극적인 역전승16강전 브라질 벽 못 넘었지만 희망은 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4일 대회 첫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대회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우루과이에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레알마드리드에서 세계 최고 수준 미드필더로 성장한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버티고 있었다. 이적료 1300억여원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에 합류한 다윈 누녜스도 있었다. 여기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을 16강에서 떨어뜨렸던 수아레스와 카바니 등 노련한 공격수들까지 포진해 있어 한국이 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4년 간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우루과이를 압도했다. 한국은 패스를 이어가고 세컨드볼을 탈취하면서 공 소유권을 놓지 않았다. 우루과이 감독이 한국 공을 뺏기 쉽지 않았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벤투 감독이 주창해온 빌드업 축구가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우루과이전은 무승부로 끝났다. 상대가 골대를 여러 번 맞히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대체로 한국이 경기를 주도해 이길 만했다는 평이 많았다. 아쉬운 점은 골을 넣지 못해 승리를 놓쳤다는 점이었다. 벤투호의 실력을 목격한 축구팬들의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이 지난 28일 열렸다.
경기를 포기할 법도 했지만 한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조규성이 헤더로 잇달아 2골을 터뜨리며 기적적으로 동점이 됐다. 승리의 여신이 한국 쪽을 향해 웃음을 짓는 듯 했지만 상황은 곧 바뀌었다. 가나는 한국 측면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공을 연결했고 쿠두스가 또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가나전 패배로 1무1패가 된 한국은 좌절할 것으로 보였지만 대표팀은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을 이기고 가나가 우루과이에 적은 점수를 내주면서 질 경우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다. 포르투갈은 역시 강했다. 지난 3일 열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은 한국 측면을 뚫으며 경기 초반 손쉽게 선제골을 넣었다. 포르투갈은 16강전에 대비해 주전을 대거 빼고도 후보들끼리 매끄러운 공격 작업을 수행하며 골을 넣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한국은 계속해서 포르투갈 진영으로 전진하며 공격을 이어갔고 김영권이 코너킥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조별리그의 대미는 주장 손흥민이 장식했다. 후반 들어 무리한 드리블로 득점 기회를 날렸던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단독 질주 후 절묘한 침투 패스를 황희찬에게 전달했다. 허벅지 부상을 안고도 출전한 황희찬은 교체 투입 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미 16강 탈락이 유력했지만 가나는 끝까지 싸웠다. 가나는 2010 남아공월드컵 8강에서 우루과이에 막혔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가나는 자신들이 16강에 못 갈지언정 우루과이가 16강에 오르는 꼴은 볼 수 없다는 자세로 경기를 치렀다. 결국 경기는 2-0 그대로 끝났고 한국이 극적으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진 16강전은 한국 입장에서는 보너스였다. 우승 후보 브라질과 상대하게 됐지만 벤투 감독도 선수들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다는 정신무장이 된 한국은 맹렬하게 맞섰다. 체력적인 열세 속에 1-4로 대패했지만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수 조직을 유지하며 자신들의 축구를 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