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매년 극과극 대치…"업종별 차등적용 왜 않나"[벼랑끝 소상공인③]
노동계·경영계, 매번 극과극 대치…진통·대립업종마다 지급·생산성 차이…일률 적용 문제결과 양측 만족 못해…"현재 방식 개선 필요"
최저임금 논의를 하면 할수록 양측(노동계·경영계)의 협상 기회는 줄어들고 결국 표결을 통해 최소 한쪽이 완전한 패자가 되는 논의 방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현행 체계 시행 2007년 이후 최장(110일), 가장 늦은 결정(7월19일)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 양측 모두 만족하지 못했다. 소상공인들과 경제단체들은 업종별 차등 적용 등을 도입하고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이다. 이들은 업종마다 지급능력과 생산성에 차이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업종별 차등적용'과 지역별로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지역별 차등적용'으로 구분된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행 최저임금법상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법적 근거가 없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과정에서도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핵심 쟁점 중 하나였으나 안건은 부결됐다. 소상공인들은 노동강도가 낮고 노동생산성이 높지 않은 업종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지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드시 업종별 차등 적용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다수의 업종이 도미노로 문을 닫는 총체적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며 "최저임금 결정에 업종별 구분적용 등 소상공인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도 "향후에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지금도 피눈물을 흘리면서 빚내가며 월급 맞춰주고 있다"면서 "제발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 소상공인들에게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CU 편의점주 김미연 대표는 "편의점주가 최소한의 고용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에 업종별 구분적용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레테헤어 박경애 원장은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최저임금으로는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심의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매번 결과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년도 최저임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노동계는 숙원이었던 '1만원'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해 반발했다. 당초 '동결'을 원했던 경영계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최저임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올해 110일 역대 최장 심의가 상징하듯 매년 거대한 두 진영의 싸움으로 왜곡된 채 반복되고 있다"며 "최저임금 결정 구조 혁신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공연도 "근본적인 최저임금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기중앙회 역시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반영하는 제도 개선이 조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경영계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매번 최저임금 결정이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노사간 힘겨루기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현재의 방식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 생산성과 사업주의 지불능력 등을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을 반영한 제도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