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후폭풍①]납품 안했는데 SK하이닉스 칩 어떻게 나왔나?
시장조사업체 "화웨이 폰 3종에서 SK하닉 메모리 발견"SK하닉-화웨이, 거래 없었지만…업계 제3국 등 우회 가능성美 규제에도 대량 조달선 확보한 듯…SK하닉 "경위 파악 중"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미국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수출 통제에 나섰는데도, 다양한 경로로 메모리 반도체가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 외에도 '화웨이 메이트 X3', '화웨이 P60 Pro'도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다. 테크인사이츠는 제품을 분해해 구성 요소를 분석하는, 이른바 '리버스 엔지니어링' 업체인데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업체는 앞서 화웨이가 지난달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한 결과에서도 SK하이닉스의 저전력(LP)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제품과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3.1 낸드플래시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메모리 칩은 레노버 리전 2 프로 (2021년), 샤오미 12 프로(2022년)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것이다. 테크인사이드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시장에 출시돼 아시아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며 "이 부품을 화웨이 휴대폰에서 발견한 것은 이번이 3번째"라고 설명했다. ◆SK하닉 “거래 없었는데”…화웨이, 美 포위망 어떻게 풀었나 SK하이닉스는 미국이 대중 수출 규제를 발표한 2020년 9월 이후부터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양한 루트로 화웨이가 해당 반도체를 입수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시작된 이후 중국은 자체 생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해 장비나 첨단 반도체를 들여오는 방식으로 수출 통제를 우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스마트폰에서 연달아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온 만큼, 이 업체가 미국의 규제 포위망을 뚫고 메모리 대량 구매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화웨이는 올해 1~7월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누적 1667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까지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나온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제품 뿐이지만, 이외에도 미국 마이크론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나온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서 신고하고 자체적으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단 중국 내 반도체 유통 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어떻게 화웨이 스마트폰에 SK 반도체가 쓰였는지 경위 파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