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①]"중환자 치료 인력 별로 없는데…입원환자 확 늘어날 수도"
치료제 공급 차질에 26만명분 추가 주문했지만지난주부터 고위험군 투약 못해…초기 치료 난항"다음주 초중반부터 입원 환자 급격히 늘 수도"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병원과 약국 곳곳에서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 부족 현상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치료제의 주간 사용량은 6월 넷째 주 1272명분에서 7월 다섯째 주 4만2000명분 이상으로 33배 증가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의 변이종인 KP.3 변이로,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젊거나 건강한 사람들은 기침과 인후통 등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가기 때문에 일반 감기약만 먹어도 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중증화 위험이 있어 신속히 치료제를 투약해야 한다. 60대의 경우 1000명 당 1명, 70대는 1000명당 2~3명, 80세 이상은 100명당 1명 정도로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올 여름 유행 중 고위험군들이 줄줄이 코로나 치료제를 받지 못하는 일이 다수 발생했다. 대학병원에 입원한 암환자마저도 약을 쓰지 못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고위험군들은 약 처방을 해서 입원을 안 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약국에 약이 없어 못 쓰고 있다"며 "저희 병원 앞 어느 곳에도 없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이 같은 치료제 품귀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지영 질병관리청 비축물자관리과 과장은 "현재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은 질병관리청도 굉장히 체감하고 있고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치료제 공급에 차질이 생긴 이유에 대해선 이번 유행기간동안 치료제 사용량이 지난해 여름 유행 때보다 늘어 예측이 어려웠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정부는 치료제 수급 부족이 확인되자마자 재정당국과 예산에 관해 협의하고 26만명분의 치료제를 추가 주문한 상황이다. 추가 확보된 치료제 일부는 이번 주부터 수급하고 있으며, 이번 달 안으로 전체 담당 약국에 충분하게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한 고위험군의 경우 증상이 악화해 입원하게 되는 수순이 우려된다. 이에 당장 다음 주 입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주 중후반부터 약을 못 받는 고위험군들이 생겼다"며 "이번 주까지도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못 받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빠르면 다음 주 초중반부터 입원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입원을 해야 될 정도의 상황이 되면 항바이러스 주사제를 써야하는데 그땐 이미 늦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미 코로나19 입원환자수는 7월부터 크게 늘었다. 7월 첫째 주 91명,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5명, 넷째 주 465명을 기록하다 8월 첫째 주엔 861명, 둘째 주엔 1357명까지 치솟았다. 중환자를 치료할 인력이 충분치 않은 의료공백 상황에서 입원 환자가 더 늘어날 경우 의료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엄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중에서도 중환자를 치료할 인력이 별로 없다"며 "(여기서) 더 늘어나면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