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대출 '오락가락'…무주택자 "정책 못 믿겠다"[디딤돌 대출 논란]②
디딤돌 대출 대출 한도 축소→유예→수도권 유예 뒤 축소수도권 5억 이상 아파트 디딤돌 대출 최대 5500만원 축소신상아 가구 제외·연 소득 요건 완화…"역차별 반발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의 부동산 대출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불과 보름도 안 된 사이에 서민들의 주택 구입용인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와 유예, 수도권 유예 뒤 축소 등으로 혼란을 빚으면서 수요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디딤돌 대출은 연 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는 5억원 이하 집을 매입할 때 연 2~3%대의 저금리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다. 연 소득 8500만원 이하 신혼부부는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4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디딤돌 대출 한도를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축소했다.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축소로 수요자들의 혼란이 심화하고 반발 목소리가 커지자 일단 이를 유예하기로 했다. 게다가 수도권에는 유예 기간을 두고 축소 시행 방침을 밝혀 논란이 확산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통일된 지침이 없었고, 조치를 시행하기 전 충분한 안내 기간을 갖지 않아 국민들께 혼선과 불편을 드려 매우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내달부터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디딤돌 대출 한도가 최대 5500만원 줄어든다. 또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잔금 대출을 디딤돌 대출로 충당할 수 없다. 다만 디딤돌 대출 가운데 신생아 출생 가구는 제외되고,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연 소득 요건도 완화했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디딤돌 대출 맞춤형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실수요자들의 반말이 거세지자, 축소 조치를 일단 유보했다. 이후 다시 축소 방침을 밝히는 등 혼선을 빚다가 한 달 유예 기간을 두고 대출 축소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급증한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정책을 수시로 바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일관성 결여로 이후 정책 추진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역차별 논란도 일고 있다. 신생아 특례 대출 요건은 완화했다. 정부는 연 소득 기준을 1억3000만 원에서 내달 2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내년부터 2027년까지는 2억5000만 원으로 추가 완화한다. 이에 따라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실수요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실제 부동산 정보공유 온라인 카페에서는 디딤돌 대출과 관련한 정부의 혼선을 비판하는 글과, 역차별을 주장하는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딤돌 대출과 관련한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급증한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서울 및 수도권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대출을 제한하는 정부의 규제 대책이 필요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혼선이 반복됐다"며 "정부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실수요자들이 혼선을 빚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이번 디딤돌 대출 규제로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이 역차별이라면 반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