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가를 지주사 11월 주총…소액주주의 선택은 무엇?[한미약품 '가족의 난'③]
표심잡기 위한 여론전 격화소액 주주들도 표심 엇갈려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이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주주들의 여론전이 격화하고 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선 3인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등이 표결로 결론 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5대4 구성으로 형제 측(임종훈 대표·임종윤 사내이사)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6대5 비중으로 이사진 구성을 뒤집겠다는 게 3인연합의 목표다. 안건이 모두 통과한다면 사실상 3인 연합이 그룹 경영권을 갖게 되므로 이를 방어하거나 혹은 성사시키려는 양쪽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대주주 3인연합 측 48.19%, 형제측 29.07%로 3인연합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표심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6월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은 23.25%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 제시와 주주환원 강화로 표심을 공략했다.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8년 목표 매출 2조3267억원을 제시하며 5년 안에 그룹 전체 이익을 1조원대로 키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8150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M&A, 투자와 온라인팜의 유통 역량 강화 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2028년 연평균 주주환원율을 25%까지 확대하겠다는 주주환원 강화도 약속했다. 임 대표는 "경영권을 뺏기지 않겠다"며 "이번 임시 주총에서 정관변경은 불가능하며, 설령 이사진이 5대5 동수로 재편돼도 임종훈 대표이사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된다. 2026년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동안 형제 측은 수천억원대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재원에 대한 의문을 받아왔는데, 구체적인 대안은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투자금 8000억원에 대해서도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을 알릴뿐 세부적인 전략은 안 나왔다. 상속세 등 부채 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3인 연합은 이 부분을 내세우면서, 형제 측을 몰아세우고 있다. 보도자료를 통해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며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보다 설명해야 한다.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를 억누르는 핵심 요소가 두 형제의 '과도한 채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 오버행 이슈로 회사 가치가 최저평가 돼있는 지금 투자를 왜 시급히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지금은 경영권을 빠르게 안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주 환원 계획에 대해선 신 회장이 최근 소액주주연대의 질의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일원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단·중·장기로 이뤄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해 공식 발표될 수 있도록 이사진의 의중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3인 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계획 외에 눈에 띄는 회사 비전을 제시하진 않았다. 현재 소액주주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1일 3인연합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해서다. 이후 주주연대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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