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과감한 혁신으로 금융산업 영토 확장"(종합)[뉴시스 금융포럼]
트럼프 관세정책과 국내 정국혼란 속 금융권 리더들 모여 방향성 논의염영남 뉴시스 대표 "정치 불확실성의 시대, 금융정책의 일관성 가장 중요"강훈식 의원 "금융시장의 밝은 미래 만드는 정책 마련하는 데 힘쓸 것"강명구 의원 "금융시장이 안정적이고 혁신적으로 성장하도록 힘 보탤 것"
[서울=뉴시스] 금융증권 기자 = 미국 신정부의 글로벌 관세 압박과 국내 정국 혼란으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정치권, 관련업계가 모여 올해 금융정책 방향을 소통하고 위기를 타개해나갈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2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2025년 금융정책 방향'을 주제로 금융포럼을 개최했다. 해마다 연초 1~2월에 열리고 있는 뉴시스 금융포럼은 우리나라 금융업권별 리더들이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누고 연간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신년회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날 조찬 행사에는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윤창호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 주요 협회장과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최유삼 신용정보원장, 박상원 금융보안원장 등 금융공기업 기관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과 김성태 기업은행 행장, 5대 시중은행장, 증권사 사장, 인터넷전문은행 대표,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회계법인 대표 등 200여명의 금융권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염영남 뉴시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국내외 정치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 있다. 금융시장도 예측이 어렵다"며 "정치 불확실성에 따라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정책의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염 대표는 "최근 국내 증시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채권 금리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 "금융 당국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축사를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식시장과 함께 최근에는 가상자산까지 금융시장이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서도 일관성 있고, 혁신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금융시장의 밝은 미래를 만드는 정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이 돼야 치열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금융 소비자를 위한 인공지능(AI) 플랫폼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기관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이 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더 노력해 달라"면서 "올 한해 우리 금융시장이 더욱 안정적이고 혁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뉴시스 금융포럼의 특별 강연자로 나섰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마음 속에 두고 있는 큰 과제, 숙제는 혁신"이라며 "과감한 혁신으로 금융산업의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 때문에 금융권 혁신이 막히는 일이 없도록 꼭 풀어보고 싶다"면서 "업권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 규제 때문에 잘 안 된다는 일이 있다면 자유롭게 감독당국에 건의해 달라"고 업권에 당부했다. 또 2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언급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는 게 목표이고, 올해도 그런 방향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차주들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만 맞추면 은행에서 당연히 돈을 빌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이러면 은행은 거부하기 힘들다"며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가계부채를 관리할 때 은행이 금리를 올리며 대응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쉬운 방법은 은행이 이자수익을 많이 낸다는 사회적 비판이 많은 상황에서 재고해야 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사 스스로 거시건전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대출을 어떻게 관리할 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제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도화하고 속도를 내며 나아가는데 있어서 원칙과 방향은 있어야 한다"며 "기본적인 생각은 가산자산 시장이 기능과 체제와 시스템을 갖추는 부분은 빨리 해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산자산 시장과 기본 금융회사 시스템과의 연계성, 안정성 부분은 좀 신중하게 보겠다"면서 "사안을 보고 논의를 거치며 2단계 입법을 추진하고, 상황에 따라 속도를 더 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은행 대출금리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은행들의 신규 기준 예대차금리가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벌어졌는데, 올해는 연말의 (가계부채) 부담이 조금 떨어졌다"며 "또 2월 기준금리도 내렸기 때문에 이제는 (대출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손보험과 관련한 질문에는 "실손 가입자 60%는 한 번도 보험을 이용한 적이 없다"면서 "이걸 개선하려면 결국 과도하게 실손을 이용하는 모럴해저드 부분을 제어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을 모두 고려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비급여 부분에 대한 관리 강화가 따라와 줘야지 실손 개혁 효과가 생긴다. 의료개혁 차원에서도 복지부와 협조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을 들은 금융업계 리더들은 올해 당국의 정책 방향성을 듣고 이에 발맞춘 대응전략을 모색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강연으로 올해 금융정책의 방향성을 듣고 은행권이 당국과 소통하면서 준비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리였다"며 "특히 과감한 혁신으로 금융산업의 영토 확장 필요성을 강조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은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취약한 가계와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며 민생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이때, 우리 금융시장에 새로운 길이 어딘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면서 "앞으로도 뉴시스 금융포럼이 계속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 현 금융당국 수장의 금융정책 방향을 청취하면서 우리 업계의 발전방향을 고민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현재와 미래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상세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한 금융위원장의 정책 추진방향에 대해 시장안정, 민생회복, 금융혁신 부문으로 세분화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금융기관의 대응전략을 고민하게 된 시의적절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업권별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경영계획의 방향성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날 포럼을 통해 금융위에서 추진하고자하는 정책방향들을 다시 잘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민생지원에 깊은 고민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올 한 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올해 금융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 가상자산 산업이 국제적 흐름을 반영한 제도적 정비와 건전한 시장 환경 조성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