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첫 체험…"막힘 없고 뷰 좋아" "출퇴근은 글쎄" 반응 다양[르포]
1일 시민 대상 첫 체험운항…가족단위 탑승객 많아통창 한강뷰와 정체 없는 운항 등 긍정 평가 나와환승 편의, 에어컨 성능 등 지적도…"개선 예정"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한 번 탈 때 요금이 2~3만원이 넘는 유람선과 비교하면 한강버스는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뷰도 좋아서 체험은 너무 즐거웠어요. 다만 만약 한강버스를 타고 삼성역까지 출퇴근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영등포 거주 탑승객 김모씨)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일 오후 서울시 기자단 40여명과 시민 약 50명을 태운 한강버스가 첫 체험 운항에 나섰다. 시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시민들과 기자단이 탑승한 한강버스는 길이 35.5m, 폭 9.5m 총 169톤 규모로, 최대 155명에서 199인까지도 탑승이 가능하다. 평일 오후 시간이다보니 이날 한강버스 내부에는 가족 단위의 탑승객이 유독 많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과 노부모를 모시고 온 자녀, 외국인 탑승객 등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 대비 정체 없이 빠른 운항이 가능하고, 이동 중 한강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지하철 등과의 환승 편의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이날처럼 너무 덥거나, 비가 오는 경우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이날 버스 내에 천장형 에어컨 5대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버스 내부가 전혀 시원해지지 않아 실내가 너무 덥다는 불편도 접수됐다.
의정부 신곡동에서 온 이진후(12) 어린이는 "한번 한강 위에서 배를 타보고 싶었다. 경치를 보는 재미가 있다"며 "버스는 도로 위를 달려서 계속 멈추는데 (한강버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서 좋다. 약간 진동과 소음이 있고 조금 덥긴 하지만, 다음에도 엄마아빠와 함께 타 볼 만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거주하는 조민준(34)씨는 "오늘은 아이를 데리고 관광 목적으로 왔다. 넓은 통창으로 보는 뷰가 정말 좋아서 관광용으로 한번 더 타볼 의사는 있다"며 "(버스 내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어 자전거를 배에 싣고 내려서 타고 간다면 접근성은 괜찮을 것 같다. 단점은 너무 덥다. 개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한강버스 천장에 달린 실외기가 햇빛을 많이 받아 에어컨 성능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추후 해당 부분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강버스를 이용한 출퇴근 가능성을 두고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현재 경기 고양시에 살고 있는 최인현(35)씨는 "지하철과 버스로는 (서울을 오기가) 항상 복잡했다. 그동안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했었는데 (한강버스는) 앞에 막혀 있는 차도 없고, 일정 인원만 탈 수 있는 (제한)도 있어 이용하는 데 불편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남편과 함께 이날 한강버스를 체험한 임산부 김경미(39)씨는 "앞으로 이용객이 많아지면 임산부를 위한 좌석도 마련돼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좌석도 임산부에게는 조금 좁은 편이기는 하다"며 "임산부에게는 한강버스를 타러 선착장까지 걸어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또 잠실 선착장에서 (잠실새내)역까지는 거리가 있다보니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짚었다. 또 영등포에 거주하는 탑승객 김모(41)씨는 "만약 한강버스를 타고 삼성역까지 출퇴근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영등포에서 여의도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시 한강버스를 타고 잠실까지 온 뒤, 또 삼성역으로 2호선을 또 타고 가야 하는데 1분 1초가 아쉬운 아침시간에는 지각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버스는 오후 2시에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잠실 선착장에 도착했다. 시는 마곡과 여의도, 잠실만 오가는 '급행' 노선(약 54분 소요)과 총 7개의 선착장을 모두 지나는 '일반' 노선(약 75분 소요)을 나눠 운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는 향후 평균 운항속도를 높여 출퇴근 시간에도 이용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체험운항은 평균 12노트(22.2㎞/h)의 속도로 운항됐으며, 실제 운영할 때는 평균 17노트(31.5㎞/h)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고속력은 배에 따라 출력이 다른데, 급행용으로 사용되는 전기버스의 경우 최대 19노트(35.2㎞/h)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