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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코인? 화폐?[금알못]

등록 2025-07-07 05:00:00   최종수정 2025-07-07 09: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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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CNBC뉴스는 17일(현지시간) IBM이 금융기술 스타트업인 ‘스트롱홀드(Stronghold)’와 공동으로 미국 달러화와 연동한 가상화폐 “스트롱홀드 USD(Stronghold USD)”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BM은 이날 가상화폐 리플의 창업자이자 스텔라의 공동창업자인 제드 맥케일럽(Jed McCaleb)과 스텔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출처: CNBC> 2018.07.17.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스테이블코인,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죠.

코인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가상자산 일종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우선 가상자산 일종은 맞습니다. 하지만 기존 가상자산과 다르게 가격 변동폭 없이 안정적(Stable)인데요. 지난해 1억원을 넘기고 올해 2억원을 넘보는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가 스테이블코인에게는 '불가능'한 셈이죠.

가격이 안정적인 이유는 원화와 달러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가 1대1로 연동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페깅(Pegging·고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1위인 테더(USDT)는 가치가 1달러에 페깅돼있습니다. 즉 '1테더=1달러'로 환산되는 거죠.

스테이블코인이 탄생한 이유도 여기서 시작합니다. 바로 디지털(블록체인)상에서 달러와 같은 기존 법정화폐를 사용하려는 수요 때문인데요. 이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달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원화'로 명명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가격 안정성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궁금해지는데요.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안정성을 지킵니다.

준비금 기반이 대표적입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발행량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1대1로 예치하는 구조인데요. 여기서 준비금은 현금과 단기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이 해당됩니다. 쉽게 말해 발행사가 안전자산을 준비금으로 쌓아두고, 그만큼만 코인을 발행하는 거죠.

알고리즘 기반도 있습니다. 준비금 없이 알고리즘으로 공급량을 조절해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인데요. 지난 2022년 폭락 사태를 일으켰던 '테라'가 대표적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입니다.

테라 폭락 사태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취약성을 보여줬는데요. 따라서 현재는 주요 각국에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에서도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신규 발행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죠.

미국에서는 이르면 두 달 뒤 지니어스 액트가 발효됩니다.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패권을 본격적으로 쥐겠다는 행보죠.

지니어스 액트 주요 내용은 투명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있는데요. 준비금 100% 보유와 정기 감사 의무화가 대표적입니다. 준비금 보유 비율이 미달되거나 연 1회 이상 외부 감사를 받지 않으면 즉시 법적 제재를 받게 됩니다.

한국은 아직 법안 발의 단계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민간 모두 관심을 갖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죠. 최근에는 핀테크사와 시중은행들 모두 잇달아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비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참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면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디지털 금융 자산이 아니라 미래 결제 시스템 핵심으로 부상할 거라는 게 예상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실시간 해외 송금과 소액 결제, 무역 금융 등에서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개선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니어스 액트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투자 상품이 아닌 결제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도 완전히 안전한 자산은 아닙니다. 발행사가 준비금을 제대로 보유하지 않거나 회계가 불투명하면 언제든 디페깅(스테이블코인 가치가 연동 자산 가치와 괴리되는 현상) 사태가 발생할 수 있죠.

한국은행에서도 이를 고려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한 상황인데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정책 토론에 참석해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환전이 가속할 것"이라면서도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자본 유출입 관리 규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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