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보' 반기문, 대권 도전 3주 만에 결국 '중도 포기'
반 전 총장은 이날 새누리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3당 대표를 잇달아 만난 뒤 국회에서 '깜짝'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정치교체의 명분은 실종되면서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며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달 12일 10년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수많은 환영 인파 속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치렀다. 이후 전국을 순회하는 '광폭' 민생행보를 보이며 '문재인 대세론'을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또 보수-진보를 넘나들며 다양한 인사를 만나는 등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공항철도 승차권 발권 해프닝, 꽃동네 봉사활동에서 불거진 턱받이 논란 등에 이어 한일 위안부 문제를 캐묻는 취재진에 '나쁜 X들'이라 말해 구설에 오르는 등 잦은 실수를 반복했다. 여기에 청년 대상 대학 강연 등에서 한 '한옥 체험', '일 없으면 자원봉사'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며 청년들의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캠프 내 다양한 세력이 존재하면서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등 혼란스런 모습을 표출한 것도 반 전 총장에게는 악재로 적용했다. 이같은 요소들은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귀국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거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각축을 벌였지만 잇단 실책성 행태로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3주 만에 10%대로 곤두박질쳤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분권형 개헌,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을 고리로 한 '반문 연대'를 시도했지만 결국 미수에 그치며 대선 행보 3주 만에 결국 낙마했다. 국민이 바라는 기대 심리에 대한 냉철한 분석없이 뛰어든 아마추어 정치인의 예고된 하차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