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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휴전→종전' 체제 전환…한반도 평화협정 제안

등록 2017-07-06 19: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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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7.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6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공식 제안한 점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협정 주장은 진보진영에서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던 것으로 2005년 제4차 6자회담 뒤 채택된 9·19 공동성명에도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다. 공동성명 5항에는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1953년 이래 한반도는 60년 넘게 정전 상태에 있다"며 "불안한 정전 체제 위에서는 공고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도 말했다.

 현재의 휴전 체제를 종전 체제로 돌려놓아야 통일로 가는 안정적인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인 셈이다. 이를 위해 남북이 아직도 전쟁 중인 비정상적 상황의 휴전 협정을 끝내고 평화 상태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은 "문 대통령의 '북핵 선(先) 동결 후(後) 비핵화'라는 단계적 접근법에 비춰보면 북한이 일단 협상장에 나온다면 관련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비핵화 협상과 투트랙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 방법론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런 생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이어 "북한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북한이 일단 협상장에 나오면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논의도 할 수 있다고 열린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해 보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고 전했다.

 평화협정 체결을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중국의 쌍궤병행(雙軌並行)에 호응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것이 '쌍중단(雙中斷)', 한반도 비핵화 절차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함께 추진하는 게 쌍궤병행 제안이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실상 중국의 안을 수용하는 제안인데 북한 비핵화를 가져오는 과정을 촉진시키는 활력소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주장에 부합하기 때문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할 가능성이 있고 북한도 내심 핵개발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 중에 하나가 평화협정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평화협정을 맺고 나면 북한과 미국은 더 이상 교전당사국이 아니다"라며 "이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북한이 평화협정의 다음 수순으로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강하게 요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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