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숨을 곳도 없다" 화학무기가 휩쓴 시리아 두마
두마 화학무기 공격에 최대 100명 사망 추정사망자에 어린이와 여성 대거 포함
지난 주말 시리아 동구타 두마의 화학무기 공격에서 살아남은 주민들과 현지 구조대는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하며 몸서리쳤다. 두마에 살고 있는 주민 칼레드 아부 자파르는 물을 젂신 천으로 입을 틀어막고 옆구리에는 어린 딸아이를 든 채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가다가 갑자기 사방이 깜깜하게 변했다고 8일(현지시간) 중동매체 알자지라에 말했다. 자파르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 더 이상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마치 폐가 멈춰버린 듯했다"며 "30분 뒤 정신을 차리니 사람들이 내 옷을 벗기고 물로 몸을 씻어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파르는 "입 속에 노란 물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사람들이 내가 토하게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7일 두마를 강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대 100명 가량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섞여 있었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을 피해 건물 지하에서 생활해 왔다. 기습적인 화학무기 공격에 이들은 대피소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는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가스 폭탄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 건물들에 가보니 계단과 방바닥에 시신이 있었다. 탈출 하려다가 숨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구호 활동가인 알라 아부 야세르는 "이번 공격으로 35명 가량이 숨진 건물에 갔었다"며 "내가 본 장면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조차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야세르는 "건물로 다가가는데 아이 2명을 안은 아버지가 다리를 끌며 다가오며 미친듯이 울부짓었다" "그는 질식해 숨진 아이들을 품에 안고 아이들에게 정신없이 키스했다"고 말했다.
야세르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사람들을 도왔다. 한 어머니는 딸 둘을 품에 안은 채 숨져 있었다. 입에는 거품이 가득했다"며 "가스 냄새를 차단하겠다며 방에 들어가 있던 여성과 어린이들이 많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두마의 한 의료 관계자는 일간 가디언에 "공격이 대피소 근처에서 실시됐다. 가스가 순식간에 퍼졌다"며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여기던 곳에 가스가 집중적으로 투하됐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센터를 찾은 많은 이들이 가스를 많이 들이마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미 치료가 늦은 사례도 많았다"며 "사람들을 구조하러 간 대원들마저 질식 증세를 보이며 돌아 왔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두마의 한 언론인은 "치료소에 도착했더니 마치 심판의 날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뿌연 연기 속에서 어쩔 줄 모르며 돌아다녔다"며 "사람들은 흐느끼며 담요로 몸을 덮고 있었다. 간호사들이 환자들 사이를 뛰어다녔다"고 전했다. 그는 "일가족이 담요를 덮고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옆엔 시신 약 40구가 수의에 덮여 뉘여 있었다"며 "시신 냄새가 진동했다. 지금 이 상황과 두려움, 파괴의 현장은 말로 형언할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