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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보장 위한 비핵화 담보 어디까지 제시할까

등록 2018-06-11 19: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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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핵화에 ICBM 등 대량살상무기까지 포함…일괄 타결은 난제

美와 지속적 대화 위해 완전한 비핵화까지 상당 시일 걸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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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2018.06.09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만남에서 비핵화를 담보로 내건 북한이 과연 어느 선까지 의지를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두 정상은 'CVID'(완전한 비핵화)와 'CVIG'(완전한 체제 보장)을 각자의 카드로 '빅딜'에 나선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체제 안정과 경제 지원,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약속했다. 문제는 이 같은 미국의 솔깃한 당근책에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어떠한 결단을 할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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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미국은 그 동안 북한에 핵무기는 물론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를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범주에 미국의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무기를 모두 포함한 셈이다.

 김 위원장이 과감한 결단으로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상황이 급진전될 수 있지만 일회성 만남으로 이 같은 합의를 도출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최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25년간 (핵무기 개발을)해왔다. 지금 (미국과)협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10년전, 20여년전에 내가 협상했던 사람들이었다"면서 "그들이 평화적인 공존 같은 근사한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적 공존이란 핵무기 보유국가로서의 공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체제 안정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비핵화에 대해 확고한 의지는 보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상이나 순서, 시기 등 세밀한 계획은 체제 보장이라는 과실을 손에 넣기까지 계속해서 미국과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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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폭파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이를 감안하면 한번의 만남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체제 안전을 위한 마지막 담보물과도 같은 핵무기에 대해 단번에 모든 걸 다 공개하고 이른 시일 내 완전 철폐할 것을 확약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이전의 미국 대통령과는 다른 스타일이기에 김 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해 적잖은 고민이 있어 보인다. 천천히 비핵화 과정에 들어가자니 미국 측에서 반발할 것 같고, 한번에 큰 틀의 약속을 하자니 그것도 불안한 측면이 김 위원장 입장에는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양측이 총론적 비핵화 합의에 대한 약속을 해놓고, 북한이 생각하는 '슬로우' 방식보다는 한 템포 빠른 수준에서 비핵화 절차를 진행시키는 선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그와 같은 절차적 협상 또한 무수한 난제들이 남아 있다. 이도 역시 김 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하는데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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