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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회담 전날까지 기싸움…담대한 첫발 기대반 우려반

등록 2018-06-11 21: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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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조성봉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전 싱가포르 F1 핏 빌딩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입구에서 취재진들이 프레스 카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에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싱가포르=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과 미국 간의 첫 번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원색적인 비난과 노골적인 위협을 서슴지 않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첫 만남을 가진다. 다만 양측은 불신과 반목의 70년을 보낸 탓에 역사적인 만남 전날까지 실무협상을 진행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북한과 미국은 이날 싱가포르 현지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내세워 3+3 의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미국국장 대행이, 미국 측에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반도담당관과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참여했다.

 이날 오전 2시간 남짓 실무협상을 진행한 후 각자 숙소로 복귀한 북미 실무단은 오후 2시35분께부터 오후 5시14분께까지 2시간40분가량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미국 실무단은 1시35분께 실무 협상장이 마련된 리츠칼튼 호텔로 복귀했으나, 북한 실무단이 숙소에서 늦게 출발하며 1시간가량을 기다렸다.

 북미 양측 실무단 모두 협상장을 오가며 아무런 취재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웃음기도 없었다. 오전 협상을 마치고 나서던 미국 실무단은 취재진에 다소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시작된 실무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며 정상회담 전날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이다.

 북미 양측은 '단계·동보적' 비핵화와 '일괄타결' 비핵화 사이에서 입장을 조율해왔다. 지난달 미국 측의 리비아식 비핵화 발언에 북한이 불쾌함을 드러내며 정상회담 취소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김 위원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미국에 특사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면서 봉합됐다.

 그렇지만 양측 간에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북한은 완전한 체제안전 보장을,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선결조건을 놓고 양측이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가 북한은 경제총력 노선의 성공을 위해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에는 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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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 11일 북한 평양 기차역에서 주민들이 전날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저녁에 리셴룽 총리를 만나는 장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새벽 로동신문으로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자세히 보도했다. 2018. 6. 11.
북미 간 쟁점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는 12일 오후에 귀국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일정까지는 영향을 주지 않을 거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JW매리어트 호텔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열어 북미 실무협상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예상보다 빠르게 타당한 결론을 낼 수도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기도 했다. 그는 또한 "내일 문서에 서명한다면 역사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 결과 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선에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을 도출하지 않더라도 북미 정상이 마주앉은 것 자체만으로, '비핵화'를 풀어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도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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