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임박] CIO 선발 절차 진행...역량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3억의 낮은 연봉·퇴직 후 3년 취업제한·독립성 취약SC로 장기수익률 추구한다는데…CIO 임기 꼴랑 '2년'그러나 현 제도 하에서는 뛰어난 역량의 CIO 후보군을 확보하기 어렵고 선임됐다하더라도 제대로 역량을 펼 수 없는 구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 대통령이라 불리는 CIO 자리는 지난해 7월 강면욱 CIO가 사퇴한 후 약 1년간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이다. 지난 2월 시작한 1차 CIO 공모는 4개월 동안 시장에 온갖 억측만 남긴 채 불발됐다. 최종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추천을 받았으나 배후의 압력으로 탈락했다고 폭로해 청와대 불공정 인사 개입 논란으로 비화됐다. 국민연금은 이어 2차 공모를 실시, 지난 19일까지 공모 서류를 접수했다. 전·현직 공제회 및 자산운용사 최고운용자(CIO)급 인사 총 30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달 말 최종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하는 국민연금의 CIO 자리에 적임자를 장기간 찾지 못하고 우여곡절이 계속되는 배경에는 우선 위상과 역할에 맞지 않는 처우가 꼽힌다. 3억원 수준의 낮은 연봉, 2년(1년 연임 가능)의 짧은 임기, 퇴직 후 3년간 취업 제한 조건 등의 조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CIO의 구속 사례에서 보듯이 국민연금의지배구조상 정치·경제 권력의 입김에 휘둘려 자칫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대표는 "국내만 하더라도 자산운용사 CIO급들이 10억 정도의 연봉을 받는데 635조원을 굴리는 CIO 연봉이 3억원으로 절반은 커녕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감옥까지 갈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진짜 능력이 있는 인재들이 공모에 지원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CIO가 외풍에 휘둘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본부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가 CIO 임명에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CIO 후보자 가운데 최고득점을 받은 곽 전 대표가 자신과 아들의 병역 문제 문제로 선임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곽 전 대표를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불법 자산 중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등을 따지는 '고위공직자 7대 인사배제 원칙'에 따라 탈락시켰다고 밝혔다. CIO의 최대 임무는 다른 무엇도 아닌 2060년께 고갈될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한푼이라도 더 불리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CIO에 '능력'보다는 '과도한 윤리'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능력이 있다면 해외 인사 영입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곽 전 대표를 병역 문제로 탈락시켰다는 데 안타까워하는 여론이 높다. 또한 CIO의 현행 임기 2년은 기금의 수익률과 기업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내달께 도입할 예정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행하는 데도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 가치와 기금의 수익률을 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것인데 첫 타석에 선 CIO의 임기를 2년, 최대 3년 주기로는 CIO에 대한 평가와 엄무 동기화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해외 연기금의 사례를 고려할 때 CIO 임기를 최소 5년 정도로 늘리고, 잘하면 연임도 여러 차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덩치가 크다 보니 연 수익률이 1%포인트만 올라가도 6조원이 넘는 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CIO에 수억을 더 주는 것은 매우 남는 장사일 수 있으며 이 외에도 CIO 위상과 책임에 맞지 않는 처우 전반을 시급히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