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故노회찬 추모 "약자 삶 바꿀 민주주의 가능성 하나 상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7일 고인이 된 노회찬 원내대표를 향해 "우리는 약자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고 슬퍼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정현관에서 진행된 노 원내대표 국회장 영결식에서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며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단 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대학생 노회찬은 노동 해방을 위해 용접공이 돼 인천으로 향했고 일하는 사람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해 이름조차 기억하기 힘든 진보정치 단체들을 두루 이끌며 청춘을 바쳤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 그가 만들고 키워 온 정의당을 위해 그의 삶을 통째로 바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는 하늘이 주신 이 재능으로 시민에게 정치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안겼다"며 "그 유쾌함은 위기와 역경을 낙관으로 이겨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단단함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같은 분노와 강직함도 함께 갖고 있었다"며 "2013년 의원직 상실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그날로 돌아가도 삼성 X파일을 공개하겠다'고 말하는 지독한 고집쟁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 유품인 10년이 넘은 양복 두벌과 낡디낡은 구두 한 켤레에서 스스로 엄격했지만, 너무나도 소박했던 노회찬을 봤다"며 "우리 정치를 이상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노회찬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고 애통해했다. 또 "국민은 노회찬을 보면 자기도 국회에 자기편이 한 명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며 "많은 정치인은 정당과 정견은 다르더라도 그를 존중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소중한 노회찬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할 때 저는 그 짐을 나눠서 지지 못했다"며 "그가 오직 진보정치의 승리만을 염원하며 스스로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라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약속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