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논란' 송영무 장관, 13개월 만에 교체
계엄문건 방치·잦은 말실수·하극상까지 사실상 '경질'짧은 임기 중 기무사 해편·국방개혁2.0 등 반쪽 성과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거취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결국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계엄문건 파문과 잦은 말실수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송 장관은 임기를 1년 갓 넘기고 퇴진하게 돼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문책성 교체 대상이 됐다.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으로 역대 3번째 해군 출신 국방 수장에 오른 송 장관은 비(非) 육군 출신으로 국방개혁을 추진할 적임자로 꼽혔다. 송 장관은 4·27 남북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일관된 국방 철학을 견지하면서 유연한 태도로 군을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송 장관의 교체에는 그가 지난 3월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논란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송 장관이 7월 민병삼 당시 100기무부대장(대령)과 국회에서 계엄령 문건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벌이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 JSA 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는 말로 물의를 빚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에 대해 "안보특보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최근에는 잇단 장성급 성군기 문란 행위가 발생한 가운데 군내 성범죄 근절을 위해 열린 간담회에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나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실언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여기에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을 최초 보고 받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국회에서 이석구 당시 기무사령관과 계엄 문건 보고 사실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국방부를 관할하는 100기무부대장인 현역 대령과도 위수령 관련 발언에 대한 사실 관계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 하극상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송 장관에 대해 야권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가해졌지만 지난달 '국방개혁2.0' 안을 수립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달 초에는 휴가 중인 대통령에게 기무사 개혁 방안을 대면보고까지 하면서 유임 쪽에 힘이 실리는 듯 했다. 여권에서는 기무사 개혁과 국방개혁을 계획대로 추진할 적임자라는 방어 논리를 펴며 송 장관을 보호하고 나섰지만 결국 취임 13개월여 만에 옷을 벗게 됐다. 송 장관은 장성수를 대폭 줄이고 육군 중심의 군 구조를 육해공군이 균형 발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국방개혁 2.0'을 수립했다.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으로 군의 사기를 떨어뜨린 기무사를 해체하고, 보안·방첩 임무를 전담하게 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뚜렷한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송 장관은 자신이 수립한 국방개혁 2.0이 가져올 군의 변화된 모습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창설 이후 행보를 한 발 물러나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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