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도쿄보다 여전히 쌀까?
도시별 비교 사용하는 PIR 지표 주로 인용기준 바뀌면 데이터도 차이…'신뢰 어려워'일부에서는 자고 나면 오르는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세에 대해 "서울 집값은 일본 도쿄보다는 여전히 싸다"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그럴까. 각 나라의 집값이 적정한지 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통계는 '소득대비 부동산 가격비율(PIR)'이다. 이 통계는 주택시장의 중위가격(전체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50번째 가격)이나 평균값을 중산층 가구의 연간 총소득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가구의 소득수준에 비교해 주택가격이 적정한지를 볼 수 있는 지표다. 만약 PIR배수가 10배라면 10년치 연봉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PIR 통계는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넘베오(NEMBEO)'의 자료다. 이 업체는 매년 전세계 300여개 도시의 PIR을 산출해 반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특히 "서울 집값이 일본 도쿄보다 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 통계가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말 기준 서울의 PIR 배수는 17.82배(33위)로 23위 일본 도쿄(19.88배)보다 낮기 때문에 서울 집값이 도쿄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이 통계는 신뢰하기 어렵다. 입력된 데이터 숫자가 수백여건에 불과한데다 누구나 통계를 입력할 수 있는 '사용자 기여방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자료를 보면 서울의 지난해 3분기 기준 PIR 배수는 11.2배로 런던(8.5배)이나 뉴욕(5.7배)은 물론 도쿄(4.8배), 싱가포르(4.8배)보다 높았다. 또 데이터가 들쭉날쭉하기도 하다. 최근 발표된 올해 상반기 기준 자료를 보면 이미 서울 집값은 도쿄를 추월했다. 다만 서울이 17.79배로 지난해말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도쿄가 12.97배로 크게 줄었다. 넘베오의 자료를 전문가들이 신뢰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업체의 데이터뿐아니라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표하는 PIR 배수 조차 조사기관, 산정 방식, 산정 시기 등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참고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시별로 산출한 공식데이터를 찾기가 힘들고 자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은 PIR 8배 수준인데 대만은 17배라고 하면 서울 집값이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정부에서 나오는 도시별 PIR 통계가 드물어 비교가 어렵고 비싼지 그렇지 않은지도 각자 개인적인 생각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석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도시별 집값이 나라마다 주택 유형과 제도, 문화 등이 달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필명 '핑크팬더'로 활동중인 작가 이재범씨는 "일본은 다세대주택이 많은 반면 우리는 아파트가 많다"면서 "집값 평균을 어떻게 낼지, 환율은 어떻게 고려할지 등 변수가 많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ijoinon@news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