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인터뷰]유아인, 남들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게 설득이 되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속 영악한 금융맨
배우 유아인(32)은 28일 개봉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 중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요약했다. 국민들에게 가슴 아픈 일로 남아있는 IMF 사태를 최초로 다룬 영화다. '그날 밤의 축제'(2007),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42)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더 정성스럽게 일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영화는 사회적인 실험인 것 같다.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지금을 느끼게 해준다." 유아인의 배역은 금융맨 '윤정학'이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역이용,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인물이다. 잘 다니던 증권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개인 투자자 2명과 함께 위험한 베팅을 시작한다. 자신의 극중 캐릭터를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한 발 앞서서 실리를 챙기려는 인물"로 봤다. "사회적인 아이러니가 있다. 유혹의 손길이 많고, 실리를 취하지 않는 선택을 했을 때 어리석은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경우도 있다. 남의 일일 때는 지탄하지만, 자기 일이 되면 이익을 추구해야 현명한 것으로 본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유아인은 복합적인 내면을 지닌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촬영을 연기했을 정도다. "'버닝' 현장은 익숙함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버닝'을 찍다보니 이전에 익숙했던 현장이 어려워지더라. 윤정학이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스피치를 한다. 그 신을 앞두고 두려움이 느껴졌다.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간 프레젠테이션이었는데, 대사량이 어마어마했다. 배우 인생에서 처음으로 촬영을 연기하고 연습 시간을 더 가졌다." 유아인은 김혜수(48)와 영화 '좋지 아니한가'(2007)에 이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후배 배우, 관객으로서 '김혜수'라는 배우에 대한 생각을 업그레이드했다. 선배의 연기가 더욱 깊어져서 감동했다. 저절로 고개를 숙이고 존경하게 됐다." 영화 '완득이'(2011)가 500만 관객 고지를 밟으면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영화 '깡철이'(2013) '우아한 거짓말'(2014)을 찍었다. 영화 '베테랑'(2015)에서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를 열연,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영화 '사도'(2016)도 약 624만명을 모으며 스크린에서 가장 '핫'한 배우가 됐다. '버닝'이 올해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살다보니 연기를 하게 됐고,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연예인이 될 줄은 몰랐다. '표현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것으로 삶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연예인을 꿈꿨던 것 같다." 유아인은 "성장에 대한 욕심을 가진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영화를 대하는 태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 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를 몇 명이 봤고, 어떤 상을 받았는지 등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스스로를 옭아매는 일이 되는 것 같다. 마치 그 순간만 생각하고 다음은 없는 것처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출연하는 영화가 극장을 떠나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