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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타나" 이유 없이 불안·우울…'스프링 피크' 아시나요?[몸의경고]

등록 2025-04-19 01:01:00   최종수정 2025-04-21 10: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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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자살률 20% 이상 높아 주의해야

무기력·불면·집중력 저하 등 의심해야

따뜻한 관심과 지지 우울감 해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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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이른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계절성 우울증에 대한 관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2024.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이른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이 나타나는 계절이다. 계절성 우울증에 대한 관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는 2022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우울증은 일조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햇볕이 늘고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에도 계절성 우울장애로 ‘봄철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봄철 우울증의 주원인으로는 ▲일조량의 변화 ▲호르몬의 변화 ▲신경전달물질 분균형 등이 있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봄은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이 많은 계절로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계절의 변화로 인한 일조량 증가는 기분과 수면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균형을 깨뜨려 감정 기복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상은 ▲기분 변화 ▲무기력감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다. 봄철 알레르기, 날씨 변화 등과 겹쳐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이유 없이 불안하고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경우 흔히 표현하는 ‘봄을 탄다’고도 느낄 수 있다.

이 교수는 “계절성 우울장애는 특정 시기 우울감이 몰려왔다가 자연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만성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햇볕을 자주 쬐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종일 우울감이 지속되면서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 유지가 어렵고 지나친 죄책감, 자살사고 등이 동반된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살 통계연보를 보면 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로, 2021년부터 3년간 월별 자살사망자 수가 봄(3~5월)이 겨울(12~2월)보다 2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스프링 피크' 현상이다.

이 교수는 “봄철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지만, 활동량 증가에 따른 심리적 피로, 사회적 기대감, 외로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심한 우울장애 환자는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고 심한 절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흔들리는 봄철에는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우울증을 개선하려면 약물 치료, 심리 치료, 이상 행동을 교정하는 인지행동 치료 등을 적극 받고 전문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급성기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초기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우울증은 재발할수록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어 무엇보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신뢰하고, 치료 계획을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치료 후에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믿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일기 쓰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진솔한 대화도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 들기보다 판단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태도다. 따뜻한 관심과 지지는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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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봄철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기분 변화 ▲무기력감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다. 봄철 알레르기, 날씨 변화 등과 겹쳐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이유 없이 불안하고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경우 흔히 표현하는 ‘봄을 탄다’고도 느낄 수 있다. (그래픽= 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2025.04.19.


※우울증 선별도구 (출처 : 보건복지부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지난 2주 동안, 아래 나열되는 증상들에 얼마나 자주 시달렸습니까?

-일을 하는 것에 대한 흥미나 재미가 거의 없음

-가라앉은 느낌,우울감 혹은 절망감

-잠들기 어렵거나 자꾸 깨어남, 혹은 너무 많이 잠

-피곤함,기력이 저하됨

-식욕 저하 혹은 과식

-내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느낌 혹은 내 자신을 실패자라고 느끼거나 나 때문에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이 불행하게 되었다는 느낌

-신문을 읽거나TV를 볼 때 집중하기 어려움

-남들이 알아챌 정도로 거동이나 말이 느림, 또는 반대로 너무 초조하고 안절부절 못해서 평소보다 많이 돌아다니고 서성거림

-나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등의 생각 혹은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를 자해하는 생각들

*총점 27점(문항당 0~3점 / 일주일 이상 2점·거의 매일 3점), 5~9점(가벼운 우울증)/ 10점~19점(중간 정도 우울증)/ 20점~27점(심한 우울증)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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