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기업

'내년 경기 혹한기 온다'…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등록 2018-12-02 10:05:52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비주력사업·비핵심자산 매각…유동성 확보나서

20대그룹 중 10% "구조조정 등 비용감축 계획"

associate_pic
【태백=뉴시스】김태식 기자 = 겨울을 알리는 태백산 고드름.(자료 사진)2018.11.26. newsenv@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이 2019년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맬 전망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내수시장 침체로 내년 경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기업들 대부분은 매출보다는 영업이익 중심의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으로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인 만큼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신기술 개발 등 미래시장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 역시 우세하다.

뉴시스가 지난달 14~22일 재계 2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계 20대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 CEO들은 내년 경영 최우선 순위를 묻는 질문에 '영업이익 향상'(4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뒤를 이어 ▲인수합병(M&A) 투자 및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40.0%) ▲부채 축소 및 유동성 확보(15.0%) 순이었다. '매출신장'이 최우선 순위라고 응답한 CEO는 단 한 명도 없었다.

CEO들의 10%는 "내년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분야에 가장 집중하겠느냐"는 질문에 '구조조정, 생산 자동화 등을 통한 비용감축'이라고 답했다. CEO들은 그러면서도 ▲신시장 개척 및 수출 확대(35.0%) ▲연구개발 확대와 신제품 개발 및 출시(25.0%)에 가장 매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비주력 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내실경영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3분기에 1557억원어치 유형자산을 매각했고, 부영그룹은 지난해 삼성화재로부터 4380억원에 샀던 서울 을지로 빌딩을 매물로 내놓는 등 대기업들의 비주력 자산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혹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올 4분기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의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겨울이 시작됐다.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데 이어 미국의 수입차 고율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본부는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 금리 인상으로 경기를 떠받치던 유동성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교역위축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경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하향흐름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2019년 국내외 경제 7대 이슈'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투자위축 및 소비부진 장기화가 예상된다"며 "노동투입 축소와 노동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으로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업 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예금 보유는 늘어나는 등 성장 동력이 상실될 것이 우려된다"며 "반면 추세적으로 해외직접투자 규모와 해외신규법인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기업의 엑소더스 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불확실한 경영상황에서 그나마 선방을 했다면 내년은 매우 불안하다"며 "다들 상당히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