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가 몰려온다
아직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긴 주행거리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밀고들어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업체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BYD),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등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한국시장에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가 활발한 마케팅에 나선 가운데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로 널리 알려진 베이징자동차는 내년에 전기승용차 3종을 국내에 론칭한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퓨처모빌리티 역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수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제주에 본사를 둔 BYD코리아를 설립한 비야디는 2017년 국내시장에서 전기버스 보조금 자격을 획득했고, 국산 전기버스보다 1억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에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성지로 불리는 제주에서 전기버스 20대가 운행되고 있다. 베이징자동차는 이달 초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중형 세단 EU5 ▲중형 SUV EX5 ▲소형 SUV EX3 등 전기차 라인업 3종을 공개, 내년부터 국내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리진강 BAIC 해외총괄 사장은 "베이징현대를 통한 합작 파트너인 현대자동차와 줄곧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한국 시장은 친환경차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고, 해외시장 개척 등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곳"이라고 밝혔다. EU5는 BAIC와 메르세데스-벤츠 기술 협력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운전자 편리성을 높이는 인공지능(AI) '다윈 시스템'도 적용돼 실내 온도, 좌석과 조명 등 운전자가 원하는 환경을 자동 조절한다. 60.2㎾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시 460㎞(유럽 NEDC 기준)까지 주행할 수 있다. 30분이내 급속충전도 가능하다. 예상 판매가격은 4000만~4300만원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퓨처모빌리티는 지난 3월 한국GM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에 대규모의 자금을 댔다. 퓨처모빌리티는 향후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 바이톤을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쑹궈모터스는 국내업체 SNK모터스와 손잡고 군산 새만금 일대에 연간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중국 체리자동차 역시 국내 광학부품 제조사 나노스와 합작해 2021년부터 새만금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키로 한 데 따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전기차 기반이 약하고, 보조금 혜택이 큰 한국을 대체시장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기술력은 부족하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빠른 기술적 성취를 이뤄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 판매 10위권에는 중국 업체 5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비야디의 경우 1위 테슬라를 1만5000대 차이로 따라잡았고, 최근에는 시가총액에서도 테슬라를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본격 공세가 시작되면 국내의 중소·중견 전기차업체들은 물론 현대·기아차도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