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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불매운동]화장품 업계, DHC 사태로 '소용돌이 한 복판'

등록 2019-08-18 08:10:00   최종수정 2019-08-26 09: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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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역사왜곡 '자유'라면, 소비자 등돌림도 자유

日 불매 바람, 의약품도 예외 없어

무분별한 열기 두려워… 국내기업 피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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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훈식=뉴시스】배훈식 기자 =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업계가 ‘혐한 및 역사왜곡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 제품 판매 중단 및 철수에 들어간 13일 오후 롭스(LOHB‘s) 홈페이지에서 DHC 제품 검색이 안되고 있다. 롭스를 비롯한 올리브영 등 국내 H&B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뿐 아니라 전국 각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들을 철수할 예정이다. 2019.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수출규제 ‘직격타’ 영역에서 벗어나 비교적 조용하던 화장품 업계가 DHC 사태로 일본 불매운동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섰다.

지금은 한 달 새 매출이 곤두박질 친 유니클로, 일본 맥주 등보다 더한 국민 반감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DHC 사태는 일본 화장품 기업인 DHC의 자회사 DHC-TV가 끊임없이 이슈를 생성하고, 그 내용이 국내 소비자들에 전해지면서 악화일로로 가고 있다.

광복절이던 지난 15일에도 DHC TV는 혐한 발언을 이어갔다. 야마다 아키라 DHC-TV 대표이사가 직접 방송에 등장, “(김무전 DHC코리아 사장이) 전부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전화를 여러 차례 받아 (어쩔 수 없이)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DHC TV는 지난 10~12일 “1950년대 초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차지했다”, “한국은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 혐한과 역사왜곡의 발언을 쏟아내, 국내 소비자의 불매운동 시작의 계기를 만들어 준 바 있다.

이에 한국지사인 DHC코리아가 13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슈를 잠재우고자 했다.

김무전 대표는 “이번 DHC TV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DHC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DHC텔레비전과는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이다. 한국과 한국인 비하 방송을 중단할 것을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발표 다음 날 DHC TV는 야마다 아키라 대표이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불매운동 확산이 유감스럽고, 언론 봉쇄의 일”이라고 밝혀, 한국지사와 본사의 의견이 무관하고 신빙성을 얻기 힘들다는 점을 각인케 했다.

이제 DHC TV의 일부 출연진이 “미개하다”고 쏘아댄 한국 불매운동은 불매를 넘어 추방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SNS를 타고 “DHC 퇴출이 답이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판매처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 계열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은 DHC 주요 제품 20여 종 판매를 중단했고, 쿠팡·티몬·위메프·G마켓·11번가·옥션·멸치쇼핑 등 온라인 마켓도 DHC 제품 판매 중단에 동참했다.

11번가 쇼핑몰 검색창에서 DHC를 검색하면 ‘고객님께 양해 말씀드립니다. DHC에 대한 검색결과는 현재 제공하지 않습니다’는 안내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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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헬스&뷰티(H&B) 스토어는 DHC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상품을 배치했다.

이와 함께 DHC 사태에 앞서 시작된 한국콜마 논란에선, 윤동한 회장의 경영 사퇴라는 적극적인 대응에도 불씨를 완전히 가라앉히지 못했다.

홈쇼핑업체들은 예정된 한국콜마의 주문자생산(OEM) 상품 방송 편성을 보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남아있는 소비자들의 반감과 리스크를 의식해서다.

◇의약품도 예외 아닌 ‘불매 바람’

국민 보건과 직결돼 웬만하면 불매운동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의약품도 이번에는 예외가 아니다.

아직 그 여파가 크진 않지만,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지난 2일 '일본 의약품의 대체품을 소개하는 사이트(노노재팬드럭)'를 개설했다. 여기에는 전문약 100품목, 일반약 55품목, 기타외품 13품목이 등록돼 있다.

지역약사회의 동참 속도도 가파르다. 전라북도약사회가 불매운동을 선언한 이후 14개 지부가 동참했다. 전북·경남·강원·광주·서울·대전·전남·충북·경기·제주·대구·경북·충남·부산 등이다.

일선 개국가에서도 각 약사가 일본의약품 대체리스트를 자체 제작해 배포하고 있고, 온라인에서는 인기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와 정세운 약사 등이 대체 가능한 일본 일반약을 소개했다.

◇무분별한 열기 두려워… 국내기업 피해 우려도

다만, 활활 타기만 하는 불매운동 열기로 자칫 애꿎은 국내 기업이나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콜마의 경우 친일 기업 프레임이 씌워져 오도됐고, 이로 인해 홈쇼핑업체가 콜마 관련 상품 판매를 미루면서 중견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에 편성될 예정이었던 제품 중에는 중소업체의 제품이 많다.

포털사이트에는 “한국콜마를 불매하면 한국의 뷰티 시장 중 60% 이상이 사장된다. 우리 같은 영세업체만 죽게 된다. 제발 살려달라”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제약기업 중에서도 일본 원료를 수입해 제조하거나 일본 완제품 판권을 사들여 판매하는 등 일본과 연관된 기업이 상당하다.

이 중에는 대형 품목들도 많아, 불매 바람의 타깃이 되는 순간 회사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혹여 일본 불매 관련해 제품 이름이 거론이라도 될까봐 두렵다”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결코 무분별한 모습이 되어선 안 된다. 지금 피해입는 기업 중에는 사실상 국내 업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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