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교착 속 北中 밀착 가속…김정은 '10월 방중' 분수령
왕이 위원-리용호 외무상 "우호 증진" 밀월 과시유엔 총회 불참설 리용호 폼페이오와 만남은 피해"북중 밀착 북미대화 큰 영향 없지만 제재 효과↓"10월 김정은 5차 방중 여부가 북미대화 분수령될 듯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 도착 첫날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북중 친선관계 확대 및 발전 방안과 더불어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왕 위원의 이번 방북은 북한과 중국이 각각 북미 비핵화 협상과 미중 무역협상에서 대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윈윈' 전략으로 만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북미 협상에서 항상 지렛대로 삼는다. 중국과의 관계를 확실히 구축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이 친미화되는 것을 막고 미중 무역전쟁에서 북미 대화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안보공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북중은 밀월 관계를 더욱 과시하는 모양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북중 정상의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며 밀착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왕 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중국 방문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은 미측의 지속적인 대화 촉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리 외무상이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다. 북미 대화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은 피하면서 왕 위원은 보란듯이 만나면서 북중 밀착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불량행동'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돼 있는 조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북중 밀착 움직임이 북미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북중 밀착으로 미국의 대북제재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계속 주장하고있다. 신 센터장은 "북중 밀착이 북미 대화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북한의 대외전략이 정립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로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긴 했으나 중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지원을 확보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연말까지 버티기를 시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1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3차 북·미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었다. 한편 북·중·러 밀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주변국과의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열고 북미 실무협상 조속 재개에 공감했다. 또 이 본부장은 이달 유엔총회 전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갖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