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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교착 속 北中 밀착 가속…김정은 '10월 방중' 분수령

등록 2019-09-04 15:38:13   최종수정 2019-09-16 10: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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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위원-리용호 외무상 "우호 증진" 밀월 과시

유엔 총회 불참설 리용호 폼페이오와 만남은 피해

"북중 밀착 북미대화 큰 영향 없지만 제재 효과↓"

10월 김정은 5차 방중 여부가 북미대화 분수령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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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일 중국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왕 위원은 이날 평양에 도착해 2박3일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출처: 중 외교부 사이트> 2019.09.03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미 대화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이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실무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평양 도착 첫날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 북중 친선관계 확대 및 발전 방안과 더불어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왕 위원의 이번 방북은 북한과 중국이 각각 북미 비핵화 협상과 미중 무역협상에서 대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윈윈' 전략으로 만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북미 협상에서 항상 지렛대로 삼는다. 중국과의 관계를 확실히 구축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이 친미화되는 것을 막고 미중 무역전쟁에서 북미 대화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안보공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북중은 밀월 관계를 더욱 과시하는 모양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북중 정상의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며 밀착 행보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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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3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끈 중국 대표단과 북측 인사들이 평안남도 안주시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릉원’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 외교부> 2019.09.04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위원은 지난 2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잘 개최하고 우호왕래를 증진하며 실속 있는 협력을 추진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소통을 더 긴밀히 하려 한다"고 강조했고, 리 외무상은 "양국의 최고 지도자가 1년 새 5차례나 만나 양국의 전통적 우의를 다지고 북중 관계 새 시대를 열었다"고 화답했다.

특히 왕 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중국 방문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은 미측의 지속적인 대화 촉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리 외무상이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아졌다.

북미 대화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은 피하면서 왕 위원은 보란듯이 만나면서 북중 밀착을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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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장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31일 보도했다. 2019.08.3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앞서 북한은 지난달 21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실무협상 호응을 촉구했으나 북측은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거부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불량행동'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돼 있는 조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북중 밀착 움직임이 북미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북중 밀착으로 미국의 대북제재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계속 주장하고있다.

신 센터장은 "북중 밀착이 북미 대화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북한의 대외전략이 정립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로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긴 했으나 중국으로부터 보다 많은 지원을 확보하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연말까지 버티기를 시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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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폴리스=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제101차 미재향군인단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정책의 중심에 '미국주의'가 있음을 역설하면서 북한을 '불량 행동 국가'라고 표현하면서 직면한 도전 과제로 이란, 중국, 북한 등을 꼽았다.  폼페이오는 북한과의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제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2019.08.28.
다음 달 북중수교 70주년을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5차 방중 여부가 북미 대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북미 대화 등 한반도 정세 변화와 관련해 중대한 시점마다 방중이 이뤄졌다.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양국은 우호협력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북핵 문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재확인하면서 북미 대화의 명분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1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3차 북·미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대화 시한을 올해 연말로 못박고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었다.

한편 북·중·러 밀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주변국과의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협의를 열고 북미 실무협상 조속 재개에 공감했다. 또 이 본부장은 이달 유엔총회 전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갖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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