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nd]재래시장·재건축·노인협회…'간 데 또 가는' 선거운동 왜
野 후보들, 비슷한 정책·反文 목소리에 방문 장소도 비슷"긍정적 효과 노려 간다기보단 안 가면 부정적이기 때문""떡볶이·어묵 먹으러 시장에…뻔해도 안 가면 또 욕먹어""선거 때 독자적인 목소리 오히려 위험…지지층 제한해""유리한 구도지만 바람 일으킬 만한 야권 후보 안 보여""천편일률적이라 온라인 선거전을 누가 잘하냐가 관건"
그럼에도 아직까지 정책이나 행보에서 국민 시선을 크게 끌 만한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안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모두 매일 활발하게 공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좀처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야권 후보들은 앞다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책들을 선보인 상태다. 안 대표는 부동산 세금을 인하하고 향후 74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오 전 시장의 정책에는 부동산 재개발 주거지역의 7층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나 전 의원도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신속한 재건축을 하자는 쪽에 힘을 실었다. 이외의 정책들도 현안으로 주목받는 아동 학대와 여성 문제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보궐선거가 생긴 원인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사건을 짚으며 여당의 후보 출마를 비난하는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방문하는 장소 역시 비슷하다는 점 또한 한계다. 대한간호협회는 안 대표가 지난 22일 방문한 후 일주일만에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이 모두 들러 간담회를 열었다. 용산구 대한노인회는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이 먼저 방문했고 며칠 후 안 대표가 또 찾은 곳이다. 세 후보는 도시재생사업 현장 찾기에도 집중했다. 야권으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승리가 절실하지만, 후보군이 가닥이 잡힌 상황에서도 '10년 전 그 인물들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만큼 식상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현장 행보 역시 종전 수준을 답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해진 이익단체들을 방문하는 현 선거전이 결국 이점보다는 '마이너스'를 피하는 정도라고 해석했다.
신 교수는 "선거에서는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게 오히려 위험하다. 혼자 튀면 그만큼 지지층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며 "방법론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같은 부동산 문제를 지적하는 등 고민이 같다는 점 또한 이런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예전 같지 않고 여권에서 각종 논란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야당이 구도를 만들만한 힘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 교수는 "정부 비판 여론이 많아서 야당에게 불리하지 않은 구도"라면서도 "하지만 그 구도를 만들만한 능력은 국민의힘에게 없다. 선거운동에 의해 되는 것은 바람을 일으키는 것 뿐인데, 지금 바람을 일으킬 후보가 있냐 하면 그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반문재인과 지지층 결집을 섞어서 장소를 정하다보니 겹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또 코로나 국면이라 갈 곳도 많지 않다. 정책 경쟁도 차별성이 없다"며 "천편일률적인 선거운동이 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온라인 선거를 누가 더 잘하느냐가 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야당 후보들이 선거 국면에 여권보다 빨리 진입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좀 더 빠르게 지지세를 결집하는 효과는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엄 소장은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는 있을 것 같다. 단계별 경선이 있고 왕중왕 경선도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야권이 먼저 움직이면서 다이내믹하고 역동성이 있는 모습으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