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창업/취업

카카오 먹통에 고객 서비스 '폭망'…소상공인 '설상가상'

등록 2022-10-19 05:00:00   최종수정 2022-10-19 08:10:4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규모 영세할수록 카카오 의존도 높아 피해 ↑

소공연 '피해 접수센터' 24시간 동안 470건 접수

카카오 보상대책 마련중…피해자 집단 움직임도

associate_pic
[성남=뉴시스] 김근수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에서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10.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카카오 서비스 먹통으로 사업자 채널이 열리지 않아 주문케이크 업체는 고객이 보낸 도안을 확인도 하지 못했다. 고객은 도안과 약속 시간을 이미 채널에 남겨뒀기에 시간에 맞춰 업체를 방문했으나 당연히 원하던 케이크는 없다. 주문케이크 업체는 이날 찾아오는 고객마다 사과하고 부랴부랴 대체품을 만들거나 주문을 취소당하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줄을 서는 손님이 많은 인기 음식점의 경우 테이블링(온라인으로 줄을 대신 서주는 서비스)을 카카오톡과 연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 카카오 서비스가 끊기면서 호출이 안돼 순서가 바뀌는 사례가 이어졌다. 찾아온 고객들은 항의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등 현장에 혼란이 초래됐다.

지난 주말동안 이어진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사업에 차질을 빚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 피해가 더욱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의 규모가 영세할수록 자체적인 소비자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플랫폼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도 별도의 피해와 보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만큼 어떤 결과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에 따르면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에는 접수를 시작한 17일 오후4시부터 24시간 동안 470건의 사례가 접수됐다. 소공연은 ▲카카오톡(채널/선물하기)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서비스별로 분류해서 접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톡과 카카오T 관련 피해 사례 접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네일, 헤어숍, 반찬가게, 주문 케이크 등 생활밀착형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카카오톡 채널에 전적으로 의존해 소비자들과의 예약 시간을 약속하고 소통한다. 특히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는 주말 시간대에 먹통이 되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한 소상공인 가운데서도 온라인 업장을 운영하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

카카오T나 카카오맵 등과 연계한 모빌리티 사업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경우 카카오T를 통한 호출서비스 의존도가 높아 주말동안 피해를 입었다는 택시 기사들의 피해 접수가 줄지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맵을 연계해 사용하는 배달대행 업체의 경우 위치 기반 콜 배차가 이뤄지지 않아 기본요금으로 적용되거나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소공연 관계자는 "피해 센터 접수를 하루 진행한 상황인데 적지 않은 소상공인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들을 파악한 뒤 대응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역시 일정 부분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다. 주로 해당 기간동안 카카오톡을 통한 고객상담 채널을 운영하지 못하거나 로그인 연동, 주소 연동 등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해 소비자 대응에 불편을 겪었다.

한 인테리어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공 도안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공유해주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주말 방문객에게 제공하지 못했고, 카톡을 통한 온라인 상담 센터도 운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렌털 기업 관계자는 "주말에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방문점검원의 방문 날짜 접수가 이뤄지는데 이때 처리하지 못한 업무가 누적되면서 한번에 몰려 차질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한 교육 플랫폼 기업은 "카카오톡 연동으로 가입한 경우 로그인을 하지 못해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그나마 주말이어서 큰 민원없이 넘어갔지만 평일이었으면 차질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는 지난 15일 카카오 전산 시설이 있는 SK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면서 발생했다. 카카오 측은 먼저 유료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 기간 연장 등의 보상안을 공지했으며, 내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보상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사태로 피해를 본 이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카카오톡 피해자 모임' 등의 단체 보상을 위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카카오 피해자 소송 참여자 모집을 주도하고 있는 신재연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화재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카카오 측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