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 카카오…보안투자 네이버 350억 VS 카카오 140억
시스템 보안·재해복구시스템 투자 네이버의 절반에도 못미쳐정보보호 전담인력, 네이버 107명인데 반해 카카오는 61명'안전 불감증'이 야기한 참사전문가 “글로벌 빅테크 사례 참고해 데이터 보호 역량 갖춰야” 제언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350억원' vs '140억원'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고한 지난해 전체 정보보호 투자액이다. 같은 해 네이버는 매출 6조8176억원을 벌었고, 카카오는 6조136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매출 규모 면에서 네이버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따라잡았지만 정보보호 투자액은 네이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안 투자는 혹시나 모를 시스템 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한 비영리 투자로, 기업이 시스템 안전과 신뢰 확보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지난 주말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카카오 먹통 사태가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같은 피해를 당하고도 네이버에 비해 서비스 장애 정도가 훨씬 컸다.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이중화 시스템, 백업 관리 등에 소홀했기 때문 아니냐는 비판이다. 1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 공시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는 정보보호 투자에 350억원을 썼던 반면, 카카오는 140억원에 그쳤다. 기업들이 공시하는 정보보호 투자는 ▲외부 공격을 방어하는 사이버 보안에 ▲화재·지진·홍수 등 재난 발생 시 복구하는 재해복구 시스템을 포함한다. 전담 인력 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네이버의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107명을 두고 있지만 카카오는 61명에 불과했다. 카카오의 정보보호 투자액이 전체 IT 투자액 약 3599억원 대비 3.9%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가 문어발 확장으로 덩치는 키웠지만 정보보호 등 안정적인 시스템 운용을 위한 투자에는 정작 소홀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IT업계는 카카오가 연 매출 6조원을 넘는 사업 확장 속도에 비해 서버 관리, 백업·이중화 시스템 투자엔 안이했다고 본다. 지난 주말 카카오 먹통 사태 이전에서 시스템 불안정으로 카카오톡 메신저 송수신 오류 사태가 잦았다. 글로벌 기업들이라면 으레 갖출만한 1대1(미러형) 이원화 시스템에 대한 투자 대신 서버 분산 운영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신속한 장애복구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어떨까. 구글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95억달러(약 13조6211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구글은 올해에만 미국 테네시, 버지니아, 오클라호마 등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했다. 재난에 대비한 모의 훈련에도 철저하다. 구글은 1년에 2번 이상 재해 복구 계획을 시험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도 매년 1번꼴로 훈련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스템 안전, 신뢰 확보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정보보호에 투자해 데이터 이원화를 제대로 했다면 피해 규모는 이번보다 적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 정보보호 역량을 키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