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인건비…"장사 접거나 직원 줄이거나, 둘중 하나"[벼랑끝 소상공인①]
2024년도 최저임금, 올해 대비 2.5% 오른 9860원차등적용 부결되면서 모든 업종 동일하게 적용돼소상공인업계 "더이상 고용 유지하기 힘든 수준"
#경기 안산시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인력 감축을 고민 중이다. 정직원 3명, 아르바이트생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한차례 더 오른 인건비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정직원 1명당 월 급여는 약 250만원. 정씨는 "전기요금도 오르고, 식재료값도 오른 상황에서 더 이상은 인건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차라리 코로나 때가 더 나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22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도 최저임금은 9860원이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로 사상 첫 '1만원' 돌파는 무산됐지만, 소상공인들에겐 이조차도 여전히 높기만 하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 노동시간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이다. 소상공인들에게 인건비 상승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영업에 필요한 각종 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동결을 바랐던 인건비마저 올랐다는 것이다. 업계는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실제로 인력을 감축했거나, 감축할 예정인 소상공인들도 적지 않다. 경기 의정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꼼짝없이 24시간을 운영해야 하는데 그 시간에 전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본인이)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비, 영업비, 카드 수수료, 관리비 등을 제하고 남는 수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용이 70% 정도"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구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김한나씨도 "5인 이하 사업장인데 매출이 더 줄고, 인건비는 더 늘어나니 더 이상은 직원을 쓸 여력이 없어 직원을 내보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예전에는 상가 거리에 24시간 영업이 널려 있었는데, 요즘에는 다들 시간을 줄이고 휴무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오두수씨는 "숙박업은 업종 특성상 365일, 24시간을 영업해야 하다 보니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절실하다"며 "요금은 10년 전과 똑같이 받고 있는데 세탁비,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전부 오르는 건 결국 운영하지 말란 얘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차등적용'안이 부결되면서 올해도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게 됐다. 소상공인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저임금 결정 이후 걱정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폐업을 고민하거나, 폐업을 결정한 상황에서 조언을 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점포 철거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적지 않은 수의 점주들이 몰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소상공인들의 점포 철거비 신청 건수는 1만8670건에 달한다. 점포 철거비 미신청 소상공인까지 더하면 실제 폐업 건수는 훌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의 '퇴직금' 역할을 하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도 지난 5월까지 총 4만8486건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240원 올랐다고 폐업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올랐던 다수의 비용에 '인건비 인상'이 더해지면서 폐업을 결정하는 소상공인들이 느는 것"이라며 "각종 수당이 더해지면 실질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서는 만큼 어려움에 처하는 이들이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