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집권에 북러 밀착 강화…한반도 신냉전 고착 [푸틴5.0 ②]
푸틴 집권 6년 연장…북한, 中 더불어 러시아 의존도↑우크라전 장기화…러, 우군 北에 정치적 선물 가능성가자 상황이 푸틴에 호재…트럼프 집권하면 큰 이익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1세기 차르(황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년 집권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의 집권 5기가 지난 7일(현지시각) 시작을 알리면서 한반도와 세계 정세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최소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면서 러시아와 북한과 결속을 가속해 한반도 신냉전 구도를 고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정권 생존이 북한의 체제 생존과 맞물리면서 한반도 긴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정학적 환경 덕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푸틴 뒷배 '6년 더' 늘린 북한
푸틴 대통령의 집권 연장이 북한의 뒷배를 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중국에 크게 의존했던 북한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보장된 러시아에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뒤로 양국 교류는 크게 늘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기술을 이전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권위주의 지도자가 맺은 공생관계 아래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차츰 크게 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러시아로 다가가는 북한의 행보는 중국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동시에 강한 결속을 촉구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 다각화가 용이해진 환경적 조건이 북한에 한반도에서 긴장을 높이고 강한 주장을 펼칠 패를 쥐여줬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의 정권 연장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푸틴, 북한에 정치적 선물할 수도
압도적인 지지 아래 탄생한 푸틴 대통령의 5기 정권은 북한의 불완전한 체제 생존에 양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와 밀착이 심화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정치적 선물을 건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방문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외교 채널을 통한 일정 조율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방문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은 장기전 양상에서 부각되는 북한의 역할에 화답하기 위해 북한 방문을 서두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향한 호전적 여론에 힘입은 만큼 서방 제재 아래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국 군사물자 조달에 크게 이바지하는 북한을 찾아 정치적 선물을 건네 양국 밀착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국의 친선 관계를 강조하면서 협력 강화 메시지를 내거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등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자지구 상황에 힘 받는 푸틴, 가라앉는 바이든
지정학적 환경 덕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득을 취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탈출구 없는 충돌이 장기화하는 상황 덕이다.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의 통제력 약화 확인, 해당 지역 안정성 저하, 장기전·확전 가능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대 전쟁으로 인기 하락을 겪는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백악관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내어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규칙 기반 질서를 내세우던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로 권력을 이양하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전고를 울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공언한 '24시간 안 종전'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선택할 방법론은 지원 대신 협상 종용으로 우크라이나를 몰아넣는 방식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원 단절을 넘어 국제적 압박을 받게 되면 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개연성이 크다는 견해가 주류다. 푸틴 5.0 시대는 2개의 전쟁, 미국 대선, 북핵이라는 변수로 짜인 고차방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방정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중국-러시아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양대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 점령한 채 해법을 찾아갈 것이 유력해 보인다.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6년 동안 권위주의적 통치와 장기 집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