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등 뒤엔 '성과급 공감' 있었다[성과급의 경제학①]
이달 격려금 450만원…정례 성과급은 별도상·하반기 PI 성과급도 최대…PS도 최대 기대지난해 역대급 적자 속에서도 격려금 지급노사가 힘 합쳐 바람직한 성과급 실현해
이는 지난해 극심한 반도체 불황으로 수 조원대 영업적자에도 불구, 직원들에게 위기극복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반도체 인재를 챙긴 사측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리더십을 지킨 임직원들이 서로 성과급을 고리로 '윈-윈' 한 결과라는 평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원팀 마인드 격려금' 450만원씩을 지급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정례 성과급인 생산성 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과는 별도로 주는 격려금이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에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 순이익 5조753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숫자는 모두 역대 분기 실적 중 최대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금액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매년 실적에 따라 받는 연 2회 PI와 연 1회 PS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상·하반기 각각 반기별 생산량 목표치와 영업이익률을 고려해 PI를 책정한다. PI 지급 기준은 생산량 목표 달성을 전제로 ▲기본급 150%(영업이익률 30% 초과) ▲기본급 125%(영업이익률 15∼30%) ▲기본급 100%(영업이익률 0~15%) ▲기본급 50%(영업이익률 -10~0%) ▲0%(영업이익률 -10% 미만) 등으로 나뉜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제외한 영업이익률이 30%를 넘겨 PI가 최고 수준인 150%로 성과급이 책정됐다. 지난해 신입사원 연봉 기준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입사한 직원이 약 400만원을 받게 된다. 올 하반기 PI도 최고 수준인 150%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이번 3분기에 영업이익률 40%를 달성했고, 4분기에도 AI(인공지능) 메모리를 중심으로 실적 호조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이에 따라 PS 역시 최대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PS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기본급의 최대 1000%까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8조3545억원이고, 3분기 영업이익(7조300억원)까지 더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PS로 지급할 수 있는 돈은 단순계산으로 2조원을 넘는 셈이다.
그렇다고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21년 내부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주장이 거셌고, 경영진에 직접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시 회사가 성과급으로 '연봉 20%'를 공지하자 직원들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줘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을 모두 반납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후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에 나섰고, PS 산정 기준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경제적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생산량 목표 달성'과 '영업이익 발생'이라는 2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지급했던 PI를 생산량 목표 달성시 영업이익률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바꾸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공정한 성과급 체계와 투명한 재원 구조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요구에 SK하이닉스가 적절히 대응하며 직원들의 근무 열의가 크게 올라갔다고 본다. 여기까지는 어떤 기업도 할 수 있는 성과급 제도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해 8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보였는데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직원들에게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씩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사내 공지를 통해 "다운턴 극복 과정에서의 구성원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은 이 같은 노사의 성과급 공감대가 한 몫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