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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털어낸 이재용, '위기의 삼성' 경영 기대감↑

등록 2025-02-04 06:00:00   최종수정 2025-02-04 06: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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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 등기이사 오를까…주총·이사회 주목

미전실 해체 후 콘트롤타워 부재…부활 가능성

대형 M&A 주목…로봇 등 신사업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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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궉 에이크 상 싱가포르 시티디벨로프먼트 대표가 8일(현지시각) 싱가포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포럼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관련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수년간 삼성을 맴돌던 총수 사법리스크 족쇄가 풀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법리스크를 던 만큼 4대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인 이 회장이 등기이사에 올라 본격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또 트럼프 2기의 관세 부과와 메모리 경쟁력 하락 등 전사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콘트롤타워 부활 논의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들린다. 하만 이후 7년 간 답보 상태인 대형 인수합병(M&A)에도 과감히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6년만 등기이사 오를까…주총·이사회 주목
당장 이 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는 3월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전에 이사회를 열고 이 회장을 등기이사로 추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로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품질 논란을 겪자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를 맡았다.

하지만 이듬해 2월 국정농단 사건 연루로 5개월 만에 구속됐고, 이후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등기이사직을 맡지 않았다. 만약 이 회장이 이번에 등기이사로 복귀한다면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으로 삼성전자는 기업 경영에서 새로운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셈이다.

이 회장은 이전까지 비등기이사였는데도 그룹 총수로서 실질적인 경영 업무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등기이사에 오를 경우 법적인 책임과 함께 공식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국내 4대그룹 총수 중 미등기이사는 이 회장이 유일하다.

◆미전실 해체 후 콘트롤타워 부재…부활 가능성↑
국정농단 사건으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후 10년 가까이 그룹을 책임질 콘트롤타워는 부재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무죄 판결에 따라 그룹의 콘트롤타워 재건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데다 반도체 보조금 지급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그룹의 구심점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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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관계사의 컨설팅을 하는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미전실 역할 일부가 회복되어 사실상 콘트롤타워 재건의 밑그림으로 평가 받았다.

삼성전자가 향후 이 조직의 기능과 권한을 확대해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또 새로운 콘트롤타워의 요직에 과거 '미래전략실'의 주요 인물들을 배치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대형 M&A 주목…로봇 등 신사업 투자↑
삼성의 대규모 M&A 추진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M&A를 멈추면서 새롭게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신사업 발굴이 더딘 상태였다.

현재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 전장, 바이오 등 분야에서 M&A를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M&A를 통해 기대 성장 동력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며 "로봇은 상당히 중요한 미래 성장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완전 자회사 편입에 나서는 등 M&A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금까지 M&A 중에서는 하만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하만은 최근 차량용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전장 사업에서 수주를 확대하며 삼성의 또 다른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하만은 이에 지난해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1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200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삼성은 이 회장 주도로 공격적인 조직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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