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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 시진핑에 완패했다"-NYT

등록 2025-10-30 08:08:59   최종수정 2025-10-30 09: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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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무기 삼아 무역 전쟁 일으켰으나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선 중국에 굴복

중국 모든 사안에서 미 압박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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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일으킨 무역전쟁에서 일방적으로 패배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5.10.3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일으킨 무역 전쟁에서 일방적으로 패배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NYT 칼럼니스트는 이날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졌다(Trump Lost the Trade War to China)”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지적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인 미중 관계를 트럼프가 엉망으로 만들었다. 무역 전쟁을 시작했으나 패배하고 있는 것이다.

미중정상회담에서 휴전이 공식화되면 중국이 미국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우리의 영향력은 약화된 채로 남는 합의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지난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발표한 것은 심각한 오판이었다.

◆"칼 싸움 무역 전쟁"에 관세를 무기 삼는 오판

그는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규모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규모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중국이 취약하다고 생각한 듯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대체할 공급원이 없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의 약 90%를 통제하고 있으며, 중 희토류 원소 6종의 유일한 공급국이다. 희토류 자석 생산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희토류와 희토류 자석은 현대 산업의 필수 재료다. 그것들은 드론, 자동차, 비행기, 풍력 터빈, 각종 전자제품, 군수 장비 제조에 필요하다. 이들 없이는 일부 미국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하고, 군수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잠수함 1 척만 해도 4t의 희토류가 필요하다.

중국이 국제 분쟁에서 희토류 통제력을 무기화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로 중국은 2010년 일본과의 갈등에서 그렇게 행동했다. 트럼프가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한 지 이틀 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했고 이번 달에는 통제를 대폭 확대했다.

◆1년 수출 통제 유예로 미 희토류 확보 총력전 막아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음이 분명해졌다.

미중 무역 합의가 성사된다면 미국은 관세를 삭감하거나 철회하고, 중국은 최신 희토류 광물 수출 통제를 유예하며 대두 구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겉보기에는 무역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우리가 시작한 갈등에서 패하고 약한 위치로 후퇴한 결과다.

이번 분쟁을 계기로 중국은 희토류 통제력을 무기화해 영구적으로 우리에게 들이밀 수 있게 됐다.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는 것은 시 주석 입장에서 탁월한 전략이다. 미국이 희토류 의존을 줄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도록 함으로써 중국이 미국에 대한 지렛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희토류 대체 공급원을 빠르게 찾을 방법이 없다. 캐나다대형 광산회사 파워 메탈릭 마인스의 테리 린치 CEO는 “서방은 희토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맨해튼 프로젝트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해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5~7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는 중국과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역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는 칼싸움에 관세를 들고 나왔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무역의 폭군이 뜻밖에도 역으로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서 중국에 양보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완화하고 반도체 수출 규제를 늦췄으며 국가 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틱톡의 미국 내 운영을 계속 허용했다.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막았고,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연기했다.

◆"트럼프 정부 대중 접근은 전략적 낙하 상태"

진보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접근은 전략적 자유낙하 상태”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우리의 약점을 알고 있다. 자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압박 앞에서 굴복하는 약한 인물임을 확인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동맹국들을 배신하고 적대시했기 때문에, 그들은 베이징에 맞서 우리와 협력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시 주석은 희토류 제한을 1년간 유예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비축량을 늘리도록 허락하진 않을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전투기나 잠수함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를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1년 동안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면서 중국은 대만, 신장과 티베트에 대한 인권 문제 등에서 미국이 더 유순하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려 할 것이다.

손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기보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라고 일갈했다. 시 주석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시 주석은 희토류 수출 제한의 위협을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활용해, 트럼프가 대만 지원을 축소하거나 남중국해 순찰을 줄이도록 압박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 엄청난 후퇴를 하고 중국이 큰 승리를 거두는 셈이다.

우리의 동맹국들은 태평양에서 미국의 힘이 약화되는 상상을 하며 전율할 것이고, 대만해협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공격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미국은 무역 전쟁뿐 아니라, 앞으로 수년 동안 회복하기 어려운 우리의 세계적 신뢰와 영향력을 일부 잃었을지 모른다. 전 세계가 이를 미국이 쇠퇴하는 징후로 받아들일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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