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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만원짜리 쌀국수 먹으며 억대 벤츠 오너급 서비스 받는’ 서울 대치동 메콩타이

등록 2014-12-09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3: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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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 대치동 오토웨이 타워 지하 1층에 터를 잡은 ‘메콩타이’(02-6191-7887)에서 맛볼 수 있는 인도네시아식 볶음밥  ‘나시고렝’.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어느덧 동네 중국집 가듯 손쉽게 즐기게 된 베트남 음식, 아직은 낯설지만 왠지 입맛에 맞는 태국 음식, 여전히 신비로운 인도네시아 음식…. 지금껏 전문 음식점을 각각 찾아가야 먹을 수 있었던 이들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대치동 948, 지하철 3호선 삼성역 3번 출구에서 200m 앞에 새로 들어선 오토웨이 타워 지하 1층에 터를 잡은 ‘메콩타이’(02-6191-7887)다. 지하철 역을 나와 조금 걷다 위를 올려다 보면 대형 현대자동차 전광판이 보이는데 바로 그 건물이다.

 이름에서 연상되듯 이 집은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총 구간 약 4020㎞의 ‘메콩강’ 주변 국가들의 음식을 선보인다. 덕분에 ‘베트남식 쌀국수’, ‘태국식 커리’는 물론 인접한 섬나라 ‘인도네시아식 볶음밥’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지난 1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 찾은 이 집은 월요일 저녁 시간이었지만 손님들로 북적댔다. 점심에는 번호표를 받고도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란다. 이 집이 지난 10월 중순께 오픈해 이제 겨우 한 달 반 정도 된 것이나 오토웨이 타워가 신축 건물이어서 아직 사무실 입주가 끝나지 않은 것을 떠올리면 놀라울 정도다.  

 자리에 앉아 대표 메뉴인 ‘양지 쌀국수’와 ‘나시고렝’을 시켰다.

 양지 쌀국수는 보통 베트남 음식점에서 자주 먹는 것이어서 중간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이건 뭔가 색달랐다. 국물의 느낌이 웬만한 ‘탕집’의 그것 못잖게 진하고 깊었다.

 비결은 가게에서 직접 고기를 넣고 3시간 넘게 끓인 뒤, 각종 향신료를 넣고 9시간을 더 끓여낸 진한 육수 덕분이었다. 물에 수프를 넣고 대충 육수를 끓여내는 베트남 쌀국수집도 많다. 하지만 이 집은 고집스럽게 오랜 시간 적잖은 비용을 들여 육수를 끓여내고 있다. 육수가 좋으니 면도 펄펄 살아있다. 겨울철 보양식이 따로 없었다.  

 나시고렝은 쌀밥에 다진 닭다리살, 새우, 야채를 넣은 뒤 고온에서 볶아내는 메뉴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 자주 먹었지만 본고장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나 다른 나라에서나 내 입맛을 만족시킨 곳은 없었다. 바로 쌀 때문이었다.

 보통 우리가 ‘안남미(베트남쌀)’이라고 일컫는 동남아 특유의 찰기 없는 쌀을 사용하는 데 따른 푸석푸석한 느낌이 찰기 많은 한국 쌀에 익숙한 입맛에는 맞지 않기 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시고렝을 찰진 쌀로 만든다?’ 그것도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이 집은 찰진 우리 쌀로 만들면서도 나시고렝 특유의 독특한 식감을 제대로 살려냈다. 나시로렝 뿐만 아니라 ‘해산물 볶음밥’, ‘매운 해산물 볶음밥’, ‘카오팟 커리’ 등 다른 볶음밥들도 그런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이 먹어본 사람들의 평가다.  

 술을 최대한 절제하는 올 연말 회식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 집에서 동남아 음식들로 식사를 하며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는 주변 직장인들도 많다. 그들이 이 집에서 첫 손에 꼽는 ‘술 안주’는 얇은 라이스 페이퍼에 각종 야채, 고기 등을 싸서 먹는 ‘월남 쌈’과 각종 해물을 넣고 끓여 감칠 맛을 낸 ‘해산물 쌀국수’다.                                                                                        ‘’  이 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널찍한 테이블 배치다. 60평 규모의 넓은 실내에 84석만 배치했다. 그나마도 많은 자리가 손님은 넓게 앉고 안락해서 편하지만 가게 입장으로서는 쓸데 없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소파식 부스석이다. 점심 시간에 손님이 넘쳐나 많은 사람들이 돌아간다면 테이블을 좀 더 늘리고, 좌석을 촘촘히 배치하고 싶어지는 것이 주인의 욕심일텐데 이 집은 그렇지 않다. 

 궁금증은 이 집 주재영(37) 사장의 ‘전직’을 알게 되면서 풀렸다. 그는 세계 최고급 자동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국내 딜러사인 H사의 영업맨 출신이다.

 10여 년 동안 영업맨으로 열정적으로 일했지만, 늘 해보고 싶었던 요식업을 마흔이 되기 전에 시작하고 싶어 올 봄 그동안 쌓아놓은 모든 것을 과감히 내려놓았다. 영업을 하면서도 7년 넘도록 틈틈이 음식 공부를 했고, 그만둔 뒤에는 6개월 이상 주방 일을 배웠다.

 그는 요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것은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진짜 전문가에게 주방을 맡기고 홀에서 자신이 더 자신있는 분야인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억대 수입차를 구입하는 고객이나 1만원짜리 우리 음식을 먹는 고객이나 똑같이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때문에 손님 1명이 차지하는 공간을 크게 넓혔다.

 일하던 직장이 바로 인근이라 오랜 시간 다져온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전 직장 동료들 외에는 그가 이곳에 가게를 차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지 않아서 그 분들에게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 벤츠 영업맨 출신인 그의 자존심이다.

 주 사장은 현재 자신의 가게의 수준을 벤츠의 럭셔리 중형세단 ‘E클래스’로 평가하고 있다. 음식 맛도 뛰어나고, 서비스도 훌륭하니 앞으로의 노력에 따라 S클래스급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려주고 싶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문 연다. 주차는 건물 지하에 세우면 2시간 무료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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