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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맛있고 저렴하게 먹으려면…서울 목동 자연온

등록 2014-12-30 11:53:37   최종수정 2016-12-28 13: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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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쌈_오리불고기쌈밥.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건강에 대한 관심에 높아지면서 ‘친환경’, ‘유기농’ 등을 앞세워 호객하는 음식점들이 부쩍 늘었다.

 문제는 극히 일부 식재료만 친환경이나 유기농을 쓰면서 ‘친환경’이나 ‘유기농’이라고 표기해도 이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일부 음식점은 친환경, 유기농을 내세우고도 MSG 등 화학조미료를 몰래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쉬움을 갖던 가운데 마침내 진짜 ‘친환경 유기농 음식점’을 만났다. 서울 목1동 923 세신비젼프라자 2층에 터를 잡은 ‘자연온(02-2646-2358)이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2번 출구에서 KT목동타워 쪽으로 오면 된다.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원하는 소비자는 많지만, 국내에 이를 충족해줄 음식점이 많지 않은 데 아쉬움을 느끼던 최민정(45) 대표가 지난해 11월 문 열었다. 62석 규모다. 최 대표 스스로 은행원으로 일하던 30대에 몸이 무척 안 좋았지만,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주로 섭취한 뒤 건강을 찾은 것이 계기가 돼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보급하겠다는 뜻으로 오픈했다.

 메뉴는 20여 종이 준비된다. 대표 메뉴로 ‘유기농 버섯전골’(2만4000원)을 꼽을 수 있다. 유기농 두부(국내산 콩), 무농약 버섯(새송이·느타리·표고·팽이), 친환경 채소(감자·양파·쑥갓·대파), 친환경 새우 등을 함께 넣고, MSG 등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양념(무농약 고춧가루, 무농약 마늘, 국물 다시마, 국물 멸치, 청각 등 10여 가지 천연재료로 숙성한 수제 양념)을 곁들여 만든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천연 조미료로 만들어서인지 뒷맛이 깔끔하다.

 쌈 메뉴도 ‘오쌈(오리 불고기 쌈밥·1만3000)’, ‘꿀쌈(고추장 돼지 불고기 쌈밥·1만2000원)’, ‘왕쌈(왕우렁이 강된장 쌈밥·1만1000원, 각 1인분 기준)’ 등 3종이 있다.

 이 중 오쌈이 특히 인기다. 항생제 투여 없이 일반사료로 키우면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청결한 환경에서 사육한 오리 고기를 친환경 쌈 채소로 싸서 먹는다. 쌈장도 최 대표가 직접 만든다. 오리 특유의 냄새가 없고, 가축 스스로 면역력을 기르도록 넓은 공간에서 성장해 육질이 쫄깃하며 부드럽다.

 이 집은 모든 밥을 국내산 무농약 이상의 현미와 배아미로 짓는다.

 현미는 도정을 최소화해 쌀 영양분의 95%를 함유하고 있다. 도정 과정에서 영양분이 거의 떨어져 나가 쌀 영양분의 5%밖에 갖고 있지 않은 백미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현미밥을 잘 안 먹는 이유는 역시 꺼끌꺼끌한 식감과 다소 떨어지는 밥맛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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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기농 두부 버섯 전골.
 그러나 이 집 현미밥은 현미로 지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먹는다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밥맛도 좋다. 어르신은 물론 어린이도 즐겨 먹는다. 현미가 싫은 사람들을 위해 쌀 영양분이 70%가량 남은 배아미 밥도 있지만 현미 밥으로 충분하다.

 소(한우)돼지·오리·닭고기, 달걀 등 모든 육류는 국내산 무항생제(HACCP 인증) 유기 축산물만을 사용한다. 특히 닭고기의 경우 자연 방사한 토종닭을 쓴다. 쌈 채소와 배추, 고춧가루, 마늘, 밀가루 등 모든 부재료 또한 모두 국내산 무농약 이상의 유기농 재료들이다.  

 모든 식재료에 관한 정보를 벽에 걸어놓은 패널에 꼼꼼히 적어 손님들이 원할 경우 직접 점검해볼 수 있게 했다.

 친환경 유기농 음식이 몸에 좋다고 알면서도 섣불리 찾아가지 못하는 것은 역시 가격 부담 탓이다.

 그러나 이 집은 모든 가격이 그렇지 않은 음식점들과 비교해 전혀 높지 않다. 그만큼 이윤을 낮췄다는 얘기다.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알리겠다는 최 대표의 뜻이 음식 가격에 반영됐다.

 손님들이 오히려 “이렇게 싸게 팔다가 장사가 안돼서 포기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가격을 올리라고 종용할 정도다. 그런 마음들이 고마워 최 대표는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입소문을 듣고 일부러 멀리서 찾아오시는 손님들 덕에 아직은 문 닫지 않아도 된다”며 흐뭇해 하는 눈치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영업한다. 주차는 건물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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