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제일모직 주가 얼마나 더 오를까

등록 2014-12-29 15:11:12   최종수정 2016-12-28 13: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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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봉제의류 제조업체인 제일모직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참석 내빈들이 상장기념식 후 시세단말기 앞에서 주가를 확인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봉영 제일모직 대표이사, 윤주화 제일모직 대표이사. 2014.12.18.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2월18일 상장된 제일모직 주가가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20만~28만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다. 12월23일 종가가 13만5000원(종가 기준)이었으니, 앞으로도 6만원 이상 더 치고 나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프리미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상장으로 천문학적인 평가익을 확보하면서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지웠다는 평가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맨 위에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970년대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상속과정에서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유사한 역할을 했다”며 “당시 그룹지배구조에서 핵심회사였던 삼성물산은 상장 이후 높은 성장성과 빠른 주가 상승을 보였다. 제일모직도 이와 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목표주가 20만원 예상

 12월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 거래일보다 500원(0.37%) 오른 13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첫날에는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10만6000원에 형성됐고 1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주가는 ▲19일 12만9500원 ▲22일 13만4500원 ▲23일 13만5000원의 추이를 보였다. 첫날 시초가 대비 23일 주가가 27.35%, 공모가 대비는 154% 급등한 것이다.

 제일모직 주가가 신기록 경신을 계속하자 최근 현대증권은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12만5000원) ▲한국투자증권(10만7000원) ▲HMC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10만원) 등 여타 증권사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사업부문만 본 주당 적정 가치는 12만원이지만 삼성전자의 자사주를 활용한 인적분할 후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제일모직의 적정 주가는 28만원 이상에서 형성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주가 강세로 제일모직의 주가가 유진투자증권의 목표주가인 12만5000원을 돌파한 상태로 향후 실적에 따라 목표 주가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산가들 몰려 청약 경쟁 200대1

 제일모직 주가의 고공 비행은 공모주 청약 당시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청약 경쟁률은 200대 1에 육박했다.

 상장 대표 주관사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월11일 마감된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 투자자 배정물량 574만9990주에 11억2047만3920주가 몰리며 경쟁률이 194.9대 1에 달했다.

 청약에는 30조원의 시중자금이 몰려 사상 최대의 공모 청약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2010년 삼성생명 공모 당시 증거금인 19조8944억원, 지난달 삼성SDS 공모 증거금인 15조5520억원을 훌쩍 상회한다.

 평소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던 이들마저 있는 돈을 긁어모아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고액자산가 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도 제일모직의 주주가 되기 위해 증권사로 몰려들었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보통 고액 자산가들은 공모주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제일모직의 경우 이례적으로 강남의 자산가들이 몰려들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통상 공모주 청약 한도가 10억원 안팎인 반면 제일모직은 55억원으로 높은 편인데도 있는 자금을 한껏 끌어 모아 한도를 채워 청약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재용, 48억원으로 4조 만들어

 제일모직이 상장하면서 가장 큰 차익을 본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1996년 48억원에 손에 넣은 주식 3136만9500주의 시장 가치는 상장일인 12월18일 기준 3조3252억원, 23일(13만5000원) 기준 4조2348억에 달한다.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 12월18일 종가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7조777억원으로 상장사 주식부호 2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상장한 삼성SDS에 이어 제일모직이 상장하면서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을 넘겨받는 데 필요한 실탄을 이 부회장이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제일모직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를 소유해 삼성그룹 지분 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환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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