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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유로존 파열음]기업들 "모니터링 수위 높여라... 시나리오 대응책 강구"

등록 2015-01-16 16:32:26   최종수정 2016-12-28 14: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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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수윤·정옥주·이인준·김용갑 기자 = 그리스 정치불안, 스위스의 환율하한선 폐지 등의 불확실성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리스크'가 부각되자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스위스나 그리스 등 개별 지역에서의 사업 비중이 크지 않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 유로존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유로존 위기로 한 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국내 기업들은 유로존 위기와 관련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자업계에서 유럽 시장이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매출 비중에서 유럽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가 넘고, LG전자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10.5%에 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그리스, 스위스발 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전염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유럽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 당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제품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매출을 늘려나갔던 전례가 있다"며 "따라서 환율이나 특정 지역의 재정위기 등 대외변수에 단기적인 대응을 하기 보다는 제품 등 근본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 당시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 유럽 내 매출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유럽 전체 매출은 2010년 36조원에서 2011년 39조원, 2012년 49조5000억원, 2013년 52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LG전자 역시 유로존 위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0년 9조7000억원에 달했던 LG 전자의 유럽 지역 매출은 2011년 7조2000억원, 2012년 2012년 5조6000억원, 2013년 6조4000억원로 떨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스위스와 그리스 등 개별 국가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대외 변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뉴저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국 베이징, 싱가포르 등 4개의 LG전자 해외 금융센터를 포함해 전사차원에서 전 세계적 경영활동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을 관리 중이다.

 조선업계도 현지 지사를 통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 받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유로존 탈퇴우려, 스위스 외환시장 혼란 등에 대해 현지 지사를 통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 받으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국가만 문제라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로 선박금융 시장이 위축되면서 조선해양플랜트 시장이 급속하게 감소한 것처럼 일부 유럽 국가의 문제가 유로존까지 침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최근처럼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이 살아나는 추세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위스의 내륙 국가다보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리스의 경우도 국가 재정위기 상황에서도 선주사 발주가 끊이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서로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변동에 따라 글로벌시장에서 판매와 실적에 영향을 받는 자동차업계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기업에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환율변동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생산을 많이 하고 현지공장의 효율적 운영을 통한 생산량 증대, 통화결제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경우 유럽에 수출하는 비중은 전체의 5%가량이다. 이 가운데 88%가 네덜란드로 수출되는 물량이다. 네덜란드에는 석유제품 국제시장이 있다. 이 시장을 거쳐 유럽 전역에 석유제품이 유통되는 구조다.

 정유업계가 주로 수출하는 지역은 아시아와 호주 등이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유로존 쇼크가 미칠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로존 쇼크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석유 수요 부진으로 이어져 수출이 감소할 공산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로존 쇼크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관련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 전체 수출의 50%는 중국, 30%는 아시아 지역, 미국과 유럽 지역은 10%,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이 10%를 차지한다. 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유로존 쇼크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중국의 대유럽 수출 비중이 적잖기 때문에 유로존 쇼크로 유럽 수출 시장이 위축되면 중국 시장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역시 그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선진시장팀에서 유로존 위기에 대해 모니터링 중"이라며 "처음에는 위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가 많이 들어갔다. 25일 예정된 그리스 조기 총선 결과를 보고난 뒤 이후 관련 보고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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