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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한겨울, 박물관은 살아있다”…자녀와 가볼 만한 박물관 3選

등록 2015-02-10 17:49:58   최종수정 2016-12-28 1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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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남 목포 자연사 박물관 내 중앙홀에 전시된 공룡 골격 모형.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올 설(2월19일) 연휴는 짧게는 5일, 연차휴가까지 모두 이용해 16, 17일까지 빨간 날로 만든다면 길게는 9일에 달한다.

 쉬고, 놀아도 다 쓸 수 없는 날이다. 집에서 TV를 보다, 게임을 하다 제풀에 지친 자녀들에게 바람도 쐬게 해줄 겸 생생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으로 학습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의 추천을 받아 3곳을 골라봤다.

◇잊힌 백제 역사 속으로…공주 여행(충남 공주)  백제의 둘째 도읍 ‘웅진’이었던 충남 공주 도심에 국립공주박물관이 있다. 천년고도 공주를 상징하는 테마 박물관으로 마한-백제-통일신라로 이어지는 공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공주 금성동 송산리 고분군에 있는 백제 제25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과 왕비의 금제 관식(국보 제154, 155호) 등 유물 4000여 점이 전시돼 부흥기 백제의 옛 영화를 웅변한다.

 무령왕릉의 석실을 직접 재현해보는 벽돌 쌓기, 백제 문양 탁본 체험 등을 해볼 수 있고, 박물관 마당에서는 전통 골목 놀이도 즐길 수 있다. 041-850-6300

 내친김에 무령왕릉으로 발길을 옮기자.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그 주인공이 밝혀진 이 능은 을씨년스러운 겨울 풍경 속에서도 은은한 여운을 뽐낸다.

 무령왕릉은 송산리 5, 6호 무덤 사이 배수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무엇보다 다른 백제 왕릉과 달리 전혀 도굴당하지 않은 완전한 상태로 발견됐다.

 지석에 쓰인 ‘영동대장군 백제 사마왕이 62세 되던 계묘년 5월 7일에 붕어하시고 을사년 8월 12일에 대묘에 예를 갖춰 안장하고 이처럼 기록한다(寧東大將軍百濟斯麻王年六十二歲 癸卯年五月丙戌朔七日壬辰崩到 乙巳年八月癸酉朔十二日甲申安爀登冠大墓立志如左)’는 글귀를 통해 주인공이 523년 서거한 무령왕임을 알게 됐다.

 서기 475년 고구려 제20대 장수왕의 침공을 받은 백제는 막대한 피해를 본다. 제21대 개로왕은 전사하고, 첫째 도읍지였던 한성을 빼앗겼던 것.

 백제는 결국 웅진으로 남하(475년)했고, 사비로 다시 천도(538년)할 때까지 63년간 이곳에서 와신상담(臥薪嘗膽)했다. 비탄에 빠졌던 백제가 국력을 재정비하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 공산성도 빼놓을 수 없다.  

 백제의 웅진 시대를 전하는 곳을 하나 더 찾는다면 계룡산 갑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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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충남 공주 공산성의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
 고구려 승려인 아도화상이 백제 제19대 구이신왕 원년(420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이다. 그는 제19대 눌지왕이 통치하던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인물이기도 하다. 스님은 불법(佛法)으로 삼국이 통일되기를 꿈꿨던 것일까. 이 절이 훗날 통일신라 화엄종 10대 사찰이 돼 그 염원이 이뤄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삼신불괘불도(국보 제298호)를 비롯해 유일한 통일신라 시대의 것인 철당간과 지주 등 수많은 보물이 산재한다. 041-857-8981  

◇사라진 공룡시대로 향하자…목포 자연사 박물관(전남 목포)  전남 목포는 박물관 투어를 떠나기에 안성맞춤인 도시다.

 갓바위 주변에 목포 자연사 박물관, 목포 문학관, 남농 기념관, 목포 생활도자 박물관, 문예 역사관, 국립 해양문화재 연구소 등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여 있어 둘러보기 편하고, 자연사부터 수중고고학까지 장르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중 단연 손꼽을만한 곳이 목포 자연사 박물관이다.

 중앙홀에 자리한 쥐라기의 대형 초식 공룡 디플로도쿠스와 이를 공격하는 육식 공룡 알로사우루스, 백악기 하늘을 점령하던 익룡 등의 실제 크기 골격 모형이 여행객을 압도한다.

 1층 지질관·육상 생명1관, 2층 육상 생명 2관·수중 생명관·지역 생태관 순으로 둘러보자. 공룡 다리뼈, 상어와 밍크고래 전신 골격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4D 입체상영관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오를 제외한 매시 정각 4D 영상을 상영한다.  

 로비에 전시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육식 공룡 알둥지 화석(천연기념물 535호)도 꼭 봐야 한다.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지름 2.3m, 무게 3t에 이른다. 육식 공룡의 알 19개가 포함됐다. 061-274-3655

 건너편 국립 해양문화재 연구소(061-270-2000)는 수중 문화유산을 발굴·연구·전시하는 곳이다.

 상설전시관 4개 중 고려선실과 신안선실이 특히 흥미진진하다. 서해와 남해에서 발굴된 청자 운반선과 곡물 운반선이 들려주는 고려 시대 이야기,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다 신안 앞바다에 좌초한 중국 무역선이 전하는 동아시아 해상 교역 이야기가 수백 년을 거슬러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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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 용산 한글박물관 바닥에 비친 훈민정음.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두 전시실 모두 복원된 선박과 발굴품 전시가 매우 입체적이고 동선이 매끄러워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061-270-2000

◇빛나는 우리 말과 글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  세계의 언어학자들로부터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라는 찬사를 받는 한글. 하지만 매일 숨을 쉬고 살면서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는 한글의 가치도 까맣게 잊고 지내기 마련이다.

 한글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서울 용산 서빙고로 국립한글박물관에 가보자. 지난해 10월9일 개관한 이 박물관은 모음 글자의 배경이 된 하늘·땅·사람을 형상화한 총 3개 층 건물에 전시실, 한글놀이터, 기념품점, 카페, 도서관 등이 고루 자리하고 있다.

 주 전시실은 2층 상설전시실이다.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한글 창제 원리를 설명하고, 그에 따라 나타난 변화와 한글이 국어로 정착되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자료와 전시물을 이용해 흥미롭게 꾸며놓았다.

 안에 들어서면 조선 제4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1443년부터 말과 글을 빼앗긴 일제강점기까지를 차례로 표현한 디오라마가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조선 제22대 정조가 직접 쓴 한글 편지첩, 금속제 한글 활자, 최초의 국어 교과서 등 귀한 자료도 많다.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면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이 더욱 자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기념 특별전 ‘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가 열리고 있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현대미술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만날 기회다.

 전시실 맞은편 한글놀이터에서는 한글과 놀이를 결합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인기가 높지만, 회당 이용 인원이 제한되므로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가는 것이 좋다.

 같은 층에 자리한 한글 배움터는 외국인이나 다문화 주민을 위해 마련한 체험 학습 공간으로 더욱 쉽고 즐겁게 한글을 배울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운영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훨씬 더 알차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눈높이에 맞춰 한글의 역사를 자세히 들려주고, 전시된 유물과 자료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매시간 정각마다(점심시간 제외) 2층 안내 데스크 앞에서 출발한다. 02-2124-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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