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증세·복지…연초 정치권 '강타'

등록 2015-02-10 13:59:35   최종수정 2016-12-28 14: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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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에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차를 마시며 환담하고 있다. 2015.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연말정산 파동을 계기로 정치권에 증세와 복지 이슈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야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증세 없는 복지’를 기조로 하는 조세·복지 정책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비판에 나서며 정책 수정을 강력 요구하고 나섰다.

 여야는 그러나 증세와 복지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에는 ‘무상복지 전면 재검토’와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보편적 복지 확대’로 입장이 팽팽히 갈려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 유승민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증세 없는 복지는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증세문제와 복지문제를 결합하며 전면적인 복지정책 수정에 나설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정면 비판하며 청와대와 선 긋기에 나선데 이어 “복지 재조정”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복지 예산 전면 점검’을 강조한 데 이어 4일에도 “새 복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일 공론화 작업에 속도를 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본격적인 복지의 시대에 진입하는 이 시점에서 유럽과 일본의 복지정책을 답습할 것인지, 새 복지정책을 구상해 실현할 것인지 치열한 토론을 벌여 국민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은 이 같은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에 복지 과잉으로 인한 국가 재정건전성이 아주 나쁘다”며 “우리의 경우 국가 경영에 있어 재정건전성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며 새 복지 모델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유철 신임 정책위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의 예를 보더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하게 된다”며 “이제는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당정청이 충분히 논의하고 야당과 타협해서 국민들의 공감을 얻어가며 새롭게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룰 시점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당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되고 결정이 되면 청와대와 정부를 설득하고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담뱃세를 느닷없이 올려서 2조, 3조나 돈을 더 거둬들이고 연말정산해서 2조, 3조 걷었으면 그게 증세지, 서민들이 정부에 후원금을 준 거냐”고 정부를 비판하며 “그걸 인정하고 복지 부분을 다시 손을 대든지 해야지 증세는 없다고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선별적 복지론’과 ‘증세 불가피론’이 엇갈리고 있어 세부적인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병국 의원은 “정부는 증세를 시행했으면서도 증세가 없다고 발뺌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솔직히 내용을 털어놔야 한다”며 “이를 인정하고 선별적 복지로 전환해 복지 전달체계의 합리화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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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유승민(왼쪽),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2015.02.03.  [email protected]
 반면 정두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복지는 확대해서 노후보장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자증세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명분상 그래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인세 인상까지) 포함해서고 그 다음에 복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야당 의견에 일부 동조했다.

 아울러 야당이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만약 어느 정도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세금이라는 게 부가세도 있고 소득세도 있고 법인세도 있는데, 다양한 세금 종류 중에서 법인세는 절대 못 올린다, 이런 것에 성역을 인정해선 안 된다”며 “만약 우리가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법인세도 성역이 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은 가지고 있다”며 법인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군현 사무총장은 “기업들의 경제살리기 활동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법인세 인상 문제도 신중히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법인세 인상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증세 없는 복지를 이루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서민증세와 복지축소로 귀결되고 있다”며 국민대타협 기구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정 및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범국민 조세개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전날 대표연설에 공감한 뒤 “우리 당은 여·야·정 및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참여하는 범국민 조세개혁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를 이루겠다는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서민증세’와 ‘복지축소’로 귀결되고 있다”며 “담뱃세는 올리고 연말정산에서 감면을 축소하면서 어떻게 ‘증세는 아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여당은 4월 국회에서 ‘세법’을 개정하면 된다는 식으로 미룰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종학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에서 “연말정산 사태 원인은 야당의 합리적 의견을 무시하는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독선에서 초래된 것”이라며 “재벌과 슈퍼 부자 세금은 성역화하면서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민 중산층에 전가했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재위 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증세논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국민들은 세금이 늘면 증세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세수가 느는 것이 증세라면 증세가 맞다”고 증세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국민들에게 증세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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