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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창]가스공사 사장, 개국공신이 아닌 적임자가 필요하다

등록 2015-03-04 09:41:14   최종수정 2016-12-28 14: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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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가스공사 장석효 전 사장은 1983년 창립과 동시에 1기에 공채된 내부 인사다. 가스공사 퇴직 후, LNG 운반선이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하도록 돕는 예인선 운영업체 통영예선 대표이사로 근무하다 2013년 7월 제14대 가스공사 CEO에 발탁됐다.

 전통적으로 정치인이나 정권창출에 이바지한 인사가 사장으로 부임하던 터라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장 전 사장이 전 지식경제부 2차관과의 2파전에서 당당히 승리해 사장에 오를 때 만 해도 그는 가스공사 내부는 물론, 여타 공기업에서조차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 초부터 장 전 사장은 편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크고 작은 사고가 꼬리를 물더니 마침내 본인이 적지 않은 비리로 중도 사퇴해야만 했다.

 그는 지난 2011~2013년 통영예선 대표 재직 시 가족 해외여행 경비를 법인카드로 쓰는 등 회사에 30억3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

 특히 장 전 사장은 가스공사 사장에 취임 이후에도 이 업체 법인카드로 1억5000만 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지자 그는 결국 가스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장 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해 인사혁신처로 보냈고,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해임안 재가로 해임절차가 완료됐다.

 수장이 공석이 된 가스공사는 최근 사장 추천위를 구성,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본인들의 뜻과 무관하게 지난달 주요 언론에서 후보군이 남발됐다. 유력 언론이 후보군이라고 기사를 내자 여타 언론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같은 기사를 쏟아냈다.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가스공사의 고유 업무와 상관없는 생소한 인물도 등장했다.

 가끔 이 정부의 개국공신(開國功臣)이 전문성과 무관하게 주요 공기업 임원에 선임된다. 전문성 없는 인사는 산적한 가스공사 일을 처리할 수 없다. 해박한 지식과 뚝심, 전문성을 가진 적임자가 필요하다.

 가스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을 잘못 사용한 것 때문에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의 국정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정감사에서 가스공사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한 6년 동안 금융비용이 23배나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09년 9개 사업 136억원이던 이자 비용이 2014년에는 16개 사업  3178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장은 전임자들이 저질러 놓은 일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자원개발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인사가 새로운 사장에 등용돼야 한다. 에너지 산업 이해도가 뛰어난 인사가 선임돼 자원개발의 후폭풍을 잘 마무리하면서 손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관련 지식이 없는 인사가 발탁된다면 여러 사항을 결론 내리는 데 적지 않은 혼선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기 판단이 흐려져 또 다른 말썽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최대 매출을 이루고도 무배당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했다. 상장 이후 최초의 일이다. 이 또한  캐나다 및 동티모르 사업의 손상처리로 약 2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벌어진 사태다.

  정치권과 CEO의 무리한 결정으로 불거진 무배당 사태, 임직원 사기 저하는 새로 부임할 사장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염희선 뉴시스 아이즈 편집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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