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거점' 모술 탈환? 딜레마에 빠진 미국

등록 2015-03-03 08:39:59   최종수정 2016-12-28 14: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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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프잔=AP/뉴시스】미국 신임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쿠웨이트 아리프잔 미군 기지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군 중부사령관과 존 앨런 대통령 특사를 비롯한 유럽, 아프리카 지역 미군 사령관들과 아랍국 주재 미국 대사들까지 약 25명을 소집해 6시간에 걸쳐 비공개회의를 열어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폭 넓게 논의했다. 카터 장관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2015.02.2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군 중부사령부 관계자들은 지난달19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 탈환작전에 약 2만5000명의 이라크 및 쿠르드자치정부 병력이 동원될 것이며 이 대규모 작전은 라마단 금식 기간(6월 중순~7월 중순)을 피해 4~5월께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군의 지휘관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들을 먼저 공습한 후 모술을 탈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애슈턴 카터 신임 미 국방장관은 모술 탈환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며 이라크군이 전투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고위 인사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카터 국방장관의 발언 배경에는 이라크군 자체의 전투력을 향상하지 못하면 IS로부터 모술을 탈환하는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미 국방부 고위인사는 “만약에 이라크군과 쿠르드자치정부 병력 중심으로 모술 탈환을 시도했는데 성과를 얻지 못하면 이는 매우 나쁜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카터 국방장관으로서는 이라크군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1차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고위인사는 “현재 미군과 이라크 정부 및 이라크군 사이에 오는 4~5월 모술 탈환에 나서는 것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군 “모술 탈환 작전 시기 유동적”

 일부 미국 관리들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인 모술보다는 상대의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이라크 안바르주(州)와 바그다드 서부지역이 첫 번째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모술이 탈환 1순위가 된다면 미 국방부로서는 최대한 신속히 작전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작전 계획을 미리 공개한 것은 IS를 압박하기 위한 심리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모술 진격에 앞서 공중폭격 등 항공지원이 불가피한 만큼 미 국방부는 정밀 타격을 유도할 수 있는 소규모 지상군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모술 탈환 작전 시기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모술 지역에서 IS 대원들의 이탈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라크 내 IS 저항세력들의 봉기를 유도, 지원세력을 늘릴 수 있고 모술 거주 민간인들의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와 미군 중부사령부는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4~5월 모술 탈환 작전에 대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지만 그 시기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미군 중부사령부 소속 지휘관은 “모술 탈환 작전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과 변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휘관은 “모술 탈환 작전과 관련해 이라크 정부와 협의할 사안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라며 “우리가 모술 탈환의 적기가 4~5월이라고 판단한 것은 라마단 기간과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고려하면 이 기간을 넘기면 작전이 훨씬 뒤로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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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술=신화/뉴시스】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동부 모술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아랍 부족민들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2015.02.06
 그는 또 “그러나 이라크군이 그때(4~5월)까지 준비가 되지 않거나 이라크군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장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등 작전 수행에 필요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작전 시기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성공’ 이라크군 전투력에 달려

 미국이 예고한 IS가 수도로 자체 선포한 모술 탈환 작전에 대해 이라크 내부에서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 매체는 쿠르드 자치정부 군사조직인 페쉬메르가 소령을 인용 “이라크군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2만에서 2만5000명의 병력을 2개월 내에 훈련할 수 있다는 발상은 현실성이 결여됐다”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페쉬메르가 소령은 또 “이라크 정부군은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강이 부족하고 전투에서 이기려는 의지가 약하다”며 “이라크군이 IS와의 교전에서 여러 번 패배하는 바람에 그들이 버리고 간 지역과 군 장비가 우리를 겨누는 형국이 됐다”고 주장했다.

 모술 탈환 작전의 핵심은 IS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받은 병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모술 시가전 및 여러 작전에 대비해 이라크군 2500명의 훈련을 맡았으며 또 다른 이라크군 2500명이 훈련을 받고 있다.

 모술 탈환 작전에 2만~2만5000명의 병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병력이 동시에 투입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 국방부 관리는 “미군 당국은 모술 탈환 작전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이라크군에 실전에 사용할 무기들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에 이라크군에 공급될 무기는 M-16 소총 1만 정과 M-68 105㎜ 포 1만 개, 탄창 2만3000개 등으로 170만 달러의 비용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이와 함께 수천 개의 군용 헬멧과 수천 개와 방탄조끼도 이라크군에 지급됐다”며 “지뢰방호장갑차(MRAP) 250대가 지난 1월 이라크군에 보내졌으며 올해 이라크군에 헬파이어 미사일 232개를 이라크군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술은 IS가 장악하고 활동하는 지역인 시리아에서 이라크 북부를 연결하는 기점으로 군수물자 보급로 등 전략적 요충지여서 모술 탈환이 성공하면 IS 격퇴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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