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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연예특급]배우 지망생들이여, 망상을 버리고 작은무대부터 시작하라

등록 2015-03-15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14: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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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몇 년 사이 참 많은 학생이 배우가 되기를 희망하며 연극영화과로 몰리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못했던 수도권 모 전문대 연극영화과 수시 경쟁률이 수십 대 일을 넘나들자 대학 측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취업 1번지’ 통하던 법학과나 행정학과의 인기는 어느 순간 조금씩 시들어가고, 오히려 연극영화과, 실용음악과, 엔터테인먼트학과 등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며 인기학과로 자리매김했다.  

 문화 예술이나 엔터테인먼트 학과들이 10대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거대한 교육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2011년 방송된 SBS TV ‘기적의 오디션’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2억원과 SBS TV 드라마 주연급 캐스팅 및 각종 CF 출연의 특전이 주어져 많은 배우 지망생이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희망의 무대였다.

 어느 오디션이든 다 그럴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지망생의 발전돼 가는 연기력과 안정된 시선 처리로 맡은 역할에 진정성을 보이며, 좌중을 압도하는 에너지와 생동감 있는 캐릭터 연기를 기대한다.

 지망생 역시 시청자나 관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배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대비해 주체할 수 없는 끼와 에너지를 발산, 인정받고 흐름을 잘 타 스타가 되기를 꿈꿀지도 모른다.

 이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언더그라운드에서 제도권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흡수되는 인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더구나 케이블에 이어 지상파 방송까지 가세해 무명의 오디션 본선 참가자들을 하루아침에 유명인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수억 원에 이르는 상금을 탐내기보다는 검증된 심사위원과 시청자들로부터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고 합격을 통해 데뷔를 꿈꾼다.

 한없이 높은 장벽과 치열한 경쟁률로 인해 미끄러지고 자신을 되돌아보지만,오디션에 임하는 기술을 터득하고 새로운 오디션에 도전하기 위해 또 다시 비지땀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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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연극영화과 입학을 통해 숙련된 연기 테크닉과 스킬을 훈련하고, 발성과 발음, 연극제작실습 등을 통해 예비 전문 배우로 한껏 다가서기도 한다.

 배우가 되는 길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으며 절대 강자나 약자 없이 모든 대중에게 기회를 주는 평등 구조 시스템도 아니다. 창조력과 상상력으로 자신을 장점을 어필하고 내공을 통한 경쟁력이 지망생에게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망생 중에는 배우가 되는 것을 마냥 쉽게 생각하는 이도 적잖다.

 서울 대학로 소극장 연극무대 위에서 하나둘씩 경험을 쌓고 관객과 소통하며 자신의 진가를 찾고 1%의 합격률도 보장되지 않지만, 굳건히 준비하는 자세를 뒤로한 채 무작정 영화와 드라마에만 꽂혀 대중에게로 빨리 달려들기만을 바란다.

 개성과 끼로 무장해 심사위원에게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하지만, 이런 해법을 잊은 채 기성 연예인을 모방하고 자칫 과도한 설정은 심사위원들에게 강한 거부감만 유도하게 할 뿐이다.  

 예비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장단점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칫 쉽게 될 수 있다는 망상을 버리고 작은 무대부터 찾아 자신의 스토리텔링을 관객들에게 전파하고 퍼포먼스를 통해 개인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얼굴을 지닌 배우가 돼야 한다.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이야말로 재미가 있어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위해 과장한다거나 거짓이 내포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금도 멋진 배우가 되기 위해 평범한 젊은이들이 미처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며, 창의적 패턴과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학생들의 땀은 더 큰 울림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연기예술학부 교수·대중문화평론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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