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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지구의 습격? 우리를 괴롭히는 ‘기후 문제’…‘대붕괴’ 외 5권

등록 2015-03-19 17:39:10   최종수정 2016-12-28 14: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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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시내 최희정 기자 =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등 기후 문제는 줄곧 화두에 올랐지만,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황사·미세먼지·이상고온 현상 등 기후 문제가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끼치면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의 원인과 현상, 전망과 대책을 담은 책들을 모았다.  

 ◇대붕괴…폴 길딩 지음/ 홍수원 옮김/ 두레 펴냄/ 488쪽/ 2만5000원

 “지구는 꽉 차 있다!” ‘지구의 지속가능성’ 분야의 세계적 이론가인 폴 길딩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자원이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경제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구는 ‘우리로, 우리의 물건들로, 우리가 만든 쓰레기들로, 그리고 우리의 요구들로’ 이미 꽉 차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지구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는 생태계 위기와 맞물린 전 세계적 경제 위기로 앞으로 벌어질 ‘대붕괴’의 시작이라고 판단한다. 이 책은 그가 ‘성장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과 피해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지금,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쓴 안내서다. 35년 동안 환경단체·기업·대학 등 여러 분야에서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활동과 연구를 해 온 저자의 다양한 체험이 풍부한 자료와 함께 잘 녹아 있다.

 ◇얼음의 나이…오코우치 나오히코 지음/ 윤혜원 옮김/ 계단 펴냄/ 412쪽/ 1만8000원

 기후변화는 정치적 아젠다인가, 산업체의 장삿속인가. 이 책은 모든 것에 앞서 기후변화의 ‘과학’을 말한다. 저자 오코우치 나오히코는 “과거의 기후에 대한 이해가 미래 예측의 초석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기후현상을 넘어 기후의 각 요소가 어느 정도의 시·공간 규모로 변해왔는지, 그 기본 패턴은 어떻고 앞으로 어떤 형태로 변할지 그 근본 원리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 무리하게 단정을 짓거나 섣부르게 예측하지 않고 수많은 과학자가 관찰과 검증을 통해 밝혀낸 기후변화에 관한 사실을 제시한다. 또 1만 년 전 해수면 상승과 4대 문명 발생 시기를 연관 짓는 등 과거의 기후를 복원하면서 밝혀낸 다양한 사실들을 역사적 맥락과 엮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제25회 고단샤 과학출판상을 수상했고, 도쿄대 교수들이 선정한 대학생 추천도서다.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해…장성익 지음·어진선 그림/ 풀빛 펴냄/ 224쪽/ 1만3000원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전 세계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환경 문제를 다루는 책 또한 최근 늘었다. 그러나 대부분, 특히 청소년 분야의 환경 교양서는 과학적 시각에서만 접근한다. 기후변화도, 에너지 문제도,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도 과학적으로 그 현상을 설명하고, 해결책 또한 찾는다. 이 책은 다르다. 환경 문제가 결코 과학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환경 문제는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인 동시에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므로 환경이 파괴된다는 것은 사람과 사회가 파괴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환경과학이라는 개별 문제를 떠나 미래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진 청소년이 절박하게 읽고, 알고, 변하고, 실천할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 환경 문제를 사람 문제·사회 문제와 연결짓고,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한다.

 ◇은밀한 살인자 초미세먼지 PM2.5…이노우에 히로요시 지음/ 배영진 옮김/ 전나무숲 펴냄/ 204쪽/ 1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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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미세먼지(PM2.5)는 ‘은밀한 살인자’다. 암과 폐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며 장기간 노출 시 혈관을 파고들어 온몸을 돌거나 소장까지 침투해 기능을 저하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러한 위험물질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반대로 흘러간다.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은 계속 증가하고, 초미세먼지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오염 지역을 넓히기만 할 뿐이다. 안심 지역은 없다. 이에 일본 게이오기주쿠 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적극적으로 피하는 게 최선이다”며 일상에서 초미세먼지의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을 세심하게 조언한다. 가령 외출 후 흐르는 물에 눈을 씻거나 청소할 때 물을 뿌려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를 바닥에 가라앉힌 뒤에 물걸레질로 닦아내는 것 등이다.

 ◇온난화라는 뜻밖의 횡재…맥켄지 펑크 지음/ 한성희 옮김/ 처음북스 펴냄/ 376쪽/ 1만2500원

 우리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을 보고 북극곰을 걱정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다. 세계 최대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은 빙하 때문에 개발할 수 없던 얼음 밑 석유를 시추할 계획을 세우며, 이스라엘은 제설기를 만들어 빙하가 녹고 있는 알프스에 판매하고 있다. 온난화는 독립운동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300년간 덴마크의 식민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빙하가 녹아 석유 시추가 늘어나면서 경제적으로 자립, 완전 독립을 꿈꾸고 있다. 이 책은 철저히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쓰였다. 저자 맥켄지 펑크는 녹고 있는 북극 얼음을 취재해 환경저널리즘 분야 오크상을 받았고, 관타나모에서 석방된 최초 수감자와 인터뷰를 진행해 리빙스톤 상을 거머쥐는 등 많은 수상 경력이 있는 기자다. 그는 수년간 실제 취재를 하면서 일어난 일을 기록했다.

 ◇우주먼지에서 집먼지까지 먼지 보고서…옌스 죈트겐, 크누트 푈츠케 엮음/ 강정민 옮김/ 자연과생태 펴냄/ 296쪽 / 1만8000원

 먼지는 두말할 나위 없는 기피 대상이다. 인류는 먼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수많은 기술이 그 노력을 보조한다. 그런데도 먼지로 인한 피해는 더욱 늘어난다. 우리가 먼지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순간에도 먼지는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먼지를 기피 대상으로만 보지 않는 분야도 있다. 먼지는 종종 소우주와 대우주, 자아를 통찰케 하는 철학적 소재가 되기도 하며 물리·화학적 작용을 연구해 그 원리를 첨단과학에 적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규격화된 먼지를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도 있고, 범죄수사관들은 먼지의 흔적을 추적해 범죄를 재구성한다. 이 책은 먼지의 본질, 지극히 작은 입자 세계에서의 물리적 작용 원리과 먼지의 기원·피해·활용·회피, 그리고 심리·문화사적 의미까지 먼지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대학 환경과학연구소가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물질을 선별해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하는 연구사업 결과를 하나하나 책으로 펴내는 시리즈 중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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