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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③]美·日에 빼앗긴 국내 키덜트 시장,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가 살리나

등록 2015-03-31 15:36:50   최종수정 2016-12-28 14: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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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백화점 7층에 '카카오 프렌즈' 매장을 개장했다고 13일 밝혔다.    172㎡(52평) 규모인 이 매장은 7개의 귀여운 카카오 캐릭터(무지, 어피치, 네오, 프로도, 튜브, 제이지, 콘)를 활용한 인형과 휴대전화 케이스,  문구, 생황용품 등 다양한 생활이이템을 판매한다.  지난해 7월 부산본점에서 20여일 동안 진행한 카카오 프렌즈 팝업 행사를 통해 7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02.13.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할리우드’와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은 세계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두 개의 큰 흐름이다.

 물론 ‘재패니매이션을 감히 어떻게 세계 대중문화의 원톱인 할리우드에 비교하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할리우드가 재패니메이션을 직접 실사 영화로 만들거나 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영향력이 할리우드보다 조금 작긴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할리우드와 재패니메이션의 공통점이 바로 영상 콘텐츠를 토대로 구매력을 갖춘 키덜트족을 혹하게 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SF ‘어벤저스’ 시리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빅히어로’의 월트디즈니, SF‘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파라마운트, 스파이더맨의 소니픽쳐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은 전 세계 시장에 영화를 파는 동시에 관련 캐릭터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천문학적인 부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의 스튜디오 지브리, ‘건담’의 반다이, ‘마징가Z’의 도에이동화 등 재패니메이션 스튜디오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두둑한 부수입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지속해서 캐릭터를 변형한 상품을 만들어내며 시리즈 종결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마이나층의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영화계는 그런 토대가 사실상 없다. 세계적으로 빅히트한 애니메이션 등 영상 콘텐츠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린 영상 콘텐츠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1970년대를 풍미한 ‘로보트 태권브이’ 캐릭터 상품을 제작, 판매 중인 태륜 심태선 대표는 “국산 콘텐츠로 키덜트 시장을 겨냥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태권 브이를 능가하는 캐릭터가 없었다”면서 “국내 키덜트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인들의 추억을 일깨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어린이들이 성인이 돼 어린 시절을 함께 한 ‘뽀롱뽀롱 뽀로로 내 친구 뽀로로’ 등 국산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캐릭터들을 구입할 때까지 국산 키덜트 캐릭터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로보트 태권브이’를 연출한 김청기 감독은 국내 애니메이션이 단절된 이유로 “후배들에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만화영화를 만들다 보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한 번 실패할 경우 아예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국내 만화영화의 맥이 끊기다시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열악한 국내 키덜트 시장에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네이버 ‘라인’, 다음카카오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들이다.

 ‘라인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라는 이름의 이들 캐릭터들은 스티커, 문구류, 인형, 피규어 등으로 만들어져 메신저를 사용하다 캐릭터에 익숙해진 청소년은 물론 성인 유저들을 공략하고 있다.

 먼저 출발한 카카오 프렌즈는 전국 주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들을 오픈해 큰 재미를 봤다. 최초의 팝업스토어인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은 오픈 5일 만에 매출 2억원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다음카카오는 여세를 몰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서울 신촌과 대구 현대백화점, 부산 롯데백화점,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 각각 상설 매장을 운영 중이다.

 라인의 캐릭터 사업을 전담하는 라인프렌즈는 이날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모든 제품 2000여 종과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음료 및 디저트를 판매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프렌즈는 꼭 키덜트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친숙해지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돼 키덜트 상품으로서도 가치를 갖게 됐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카카오 프렌즈는 물론 다음 웹툰을 통해 인기를 끈 캐릭터들도 상품화해 작가들의 수익 활로를 넓혀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지원하고, 국내 캐릭터 산업은 물론 키덜트 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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