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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버는 취미…앙금플라워를 아십니까

등록 2015-04-06 22:02:38   최종수정 2016-12-28 14: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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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돔 스타일 고구마설기를 동백, 리시안셔스, 수선화, 작약, 퐁퐁국화, 스카비오사, 양귀비, 튤립 등 앙금플라워로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장식했다.(사진=늘솜 앙금플라워 제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봄이 되니 모두 기다렸다는 듯 앞다퉈 들로, 산으로 꽃 구경을 나선다.

 하지만 주부 K씨(37·서울 금호동) 집 식탁은 일 년 내내 때로는 앙증맞고, 때로는 화사한 꽃들로 가득하다.

 그렇다고 K씨의 취미를 ‘꽃꽂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 꽃들은 들이나 산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꽃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K씨가 손수 만든 ‘앙금플라워’다.

 앙금은 예로부터 빵이나 떡 안에 넣어서 달콤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던 식재료다. 잘 빻은 팥이나 콩가루로 만든다.

 K씨는 스승에게 배운 대로 강낭콩으로 만든 앙금에 천연 재료로 뽑아낸 색을 입히고, 꽃 모양을 만든다. 백년초로 분홍색을, 단호박으로 노란색을, 자색고구마로 보라색을 낸다. 또 쑥으로 초록색을, 비트로 빨간색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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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천연가루에 앙금 조색한 뒤 커버링해 푸른색을 낸 백설기 떡케이크에 동백,리시안셔스,작약, 스카비오사 등 앙금플라워를 올렸다. 떡케이크 1, 2단 사이에 반짝이는 띠를 둘러 세련미를 더했다.(사진=늘솜 앙금플라워 제공)
 이렇게 만든 앙금플라워는 보기에도 예쁘지만, 입에 넣었을 때 아주 달지 않으면서도 살살 녹는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백설기 등 각종 떡을 만들고, 그 위에 앙금플라워를 올리게 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는 것이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다. 앙금플라워만 있을 때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은 물론 두 가지를 함께 먹으니 더욱 맛깔스럽다.

 K씨가 처음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들었을 때는 남편이나 자녀는 물론 시부모 등 가족 중 누구도 감히 먹을 생각을 못 했다. “예술품을 어떻게 먹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K씨가 직접 칼로 잘라 접시에 담아주며 억지로 먹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들 “예쁘다”고 탄성을 발한 뒤 곧바로 입에 넣는다. 예쁜 것 못잖게 맛있기까지 하다는 것을 모두 잘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첨가물 전혀 없이 천연 재료로만 만든 것이기에 아토피 때문에 간식까지 가려야 했던 여섯 살배기 큰딸이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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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앙금플라워 단호박설기. 멥쌀가루에 찐 단호박을 넣어  달콤한 맛과 높은 영양가를 자랑한다.꽃은 물론 산딸기 역시 진짜가 아닌 앙금플라워다.(사진=늘솜 앙금플라워 제공)
 앙금플라워가 뜨고 있다. 인기 연예인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생일이나 각종 수상 등을 축하하기 위해 이를 선물하면서 대중에 알려진 것이 불과 몇 해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미 앙금플라워 떡 케이크 만드는 방법을 직접 배워서 만들어 먹거나 선물하는 동호인들이 수천 명에 달한다. 전문 쇼핑몰도 급증했고,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공방이나 학원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초기에는 떡도 떡이지만, 앙금플라워를 만드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 사 먹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정착하자 나만의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를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졌다. 그러면서 주문보다 강습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처음 입문한 사람들은 ‘기초반’에서 주 1회(4~5시간) 4주 과정을 거치면서 매주 백설기와 블루베리·단호박·쑥·오디·고구마·초콜릿·딸기·흑임자 떡을 만들고, 그 위에 강낭콩 앙금에 천연가루를 조색해 꽃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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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앙금플라워 떡케이크 작품을 포장하고 있는 늘솜 앙금플라워 한아름 대표.(사진=늘솜 앙금플라워 제공)
 기초반을 이수한 수강생 중 일부는 ‘심화반’에 등록해 다시 주 1회 4주 과정을 다니게 된다. 심화반까지 끝마치면 어느 정도 남에게 선물할 정도가 되고, 집에서 조금만 더 연마하면 창업도 가능해진다.

 대전 둔산동 늘솜 앙금플라워(blog.naver.com/neulsom1117) 한아름 대표는 “지난해부터 앙금 플라워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올 들어 대전이나 충청권은 물론,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까지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심지어 캐나다 교포가 이를 배우기 위해 국내에 나올 정도다”며 “일단 꽃이니 여자들은 예뻐서 탐나는 데다 음식, 그것도 건강식이다 보니 직접 배워서 선물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 배우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특히 주부들이 많다. 웰빙 열풍에 맞춰 몸에 좋은 것을 직접 만들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먹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다”면서 “누구나 짧은 시간 동안 배울 수 있고, 손재주가 부족해도 조금만 연습하면 창업까지 할 수 있어 앞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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